<기자수첩> 국토부는 청렴하다…더 청렴하라
2011-06-21 16:02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일부 직원의 비리와 향응 접대로 국토해양부가 몰매를 맞고 있다. 언론이나 일반 국민으로부터는 비리의 온상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국토부의 수장인 권도엽장관이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부) 직원들의 불미스런 행동으로 국민께 송구하고 장관으로서 비통하다”며 “철저히 반성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국토해양호가 침몰할 위기”라며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물론 이날 회의에서는 ‘청렴실천 및 조직문화 선진화 관련 장관 특별지시’도 발표됐다. 앞으로 국토부 직원들은 산하기관·협회·기업 등 외부와는 물론, 직원들끼리의 밥값도 각자 계산해야 한다. 또 골프나 2차 술자리도 금지됐다.
내부 감사와 감찰도 강화됐다. 전 직원과 부서를 상대로 암행감찰이 실시되며, 청렴도 평가를 실시해 부패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특별 관리 대상에 오르게 된다. 최근 문제가 된 연찬회 같은 행사도 계획 단계부터 철저히 검증된다. 국토부 스스로 비리가 만연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기자가 알고 있는 많은 국토부 직원들은 비리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누구보다 청렴하고 존경 받을 만한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한 10년차 과장은 소형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 사는 집도 전세다. 비슷한 시기에 대기업에 입사한 대학 동기들이 멋들어진 중형차를 타고, 좋은 집에 사는 것에 비하면 초라하다. 하지만 그는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직자의 길을 걸으며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권 장관도 한국도로공사의 사장으로 취임했을 때 자신의 낡은 중형 자동차를 직접 몰고 출근하는 바람에 경비원들이 새로운 사장인지 몰라봤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물론 국토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오명을 벗어야 한다. 이번에 발표한 강력한 내부 단속 방침이 시간이 지나면서 유야무야되면 안 된다. 또 복잡한 규제나 업무처리 방식도 대폭 바꿔 비리 요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일부 직원의 비리로 대부분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욕을 얻어먹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욱 청렴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