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한진 텐진호, 피랍으로 추정"‥'긴장'

2011-04-21 16:58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외교통상부는 인도양을 항해 중이던 한진해운[117930] 소속 컨테이너선 한진 텐진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상태로 추정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진 텐진호는 피랍이 된 상태로 추정하고 있다”며 “지금은 최영함이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 1월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에 성공한 이후 가장 경계해왔던 피랍 사태가 3개월 만에 재발했을 가능성이 커지면 외교부가 긴장하고 있다.

조 대변인은 “관련 주변국들과 협의를 모색하고 있다”며 군사적 상황을 포함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공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극도로 신중한 분위기 속에서 한진해운 본사와 국토부 상황실 등에서 선박의 상태와 선원들의 안전 여부 현황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한진텐진호는 오전 5시15분께부터 연락이 끊긴 상태로 구체적인 피랍 경위나 한국인 14명을 포함한 선원 20명의 안전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통신이 끊기기 전 비상상황을 알리는 신호가 있었고, 이후 선박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역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정도로 알려져 있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피랍이 사실일 경우 해적 측에서 몸값 협상 등을 위해 연락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아직 별다른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아덴만 여명작전의 주인공 최영함은 현재 한진해운 소속 텐진호가 있는 해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연합해군 전력의 지원을 받아 텐진호의 상황도 실시간으로 파악 중이다.

합참은 아직까지 구출 작전 실시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랍 사실이 최종 확인될 경우 지난 1월21일의 ‘아덴만 여명 작전’과 같은 군사작전 감행 여부가 주목되지만 정부는 구체적인 대응책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조병제 외교부 대변인 “한진텐진호가 유동적이고 예민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군사 작전이나 다른 조치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청해부대 최영함이 현장으로 이동 중이며 주변국들과 최대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피랍이 확실시 될 경우 해적과 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해적과 협상 없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라며 이번 사고에서도 이 방침이 유효함을 강조했다.

피랍 추정 텐진호는 7만5000톤급 컨테이너 선박으로 당시 스페인을 출발해서 싱가포르로 가다 소말리아 동방 460마일에서 연락이 두절됐다.

피랍 해역은 예멘의 스코트라 섬 동쪽 250마일(약402㎞) 지점이다.

스코트라 섬은 아라비아 반도의 예멘 본토에서 남쪽으로 약 380㎞, 동아프리카 소말리아로부터 약 80㎞ 떨어져 있는 해적 출몰이 잦은 안데만 근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