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자업체, 로컬 자동차 브랜드 육성해라”
2011-03-21 17:23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외자 자동차 업체의 중국 내 공장 증설 요구에 중국 정부가 '저가 로컬 브랜드 개발'이라는 전제조건을 내걸면서 외자 자동차의 중국 저가 로컬 브랜드 개발이 이슈로 떠올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 동안 중국 측 합작업체에 기술 이전에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온 외자업체들의 생산량 증대에 중국 정부가 제동를 건 것이다.
프랑스 자동차 업체 PSA 푸조시트로앵은 그 동안 글로벌 고급차 마켓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산 로컬 브랜드 개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마음을 바꿔 로컬 브랜드 개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필립 바린 PSA 푸조시트로앵 사장은 “중국 창안자동차와 합작해 오는 2012년까지 선전에 연간 생산량 20만대의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며 “여기에는 로컬 브랜드 육성사업 역시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현재 광둥성 포산(佛山)에 연간 생산량 30만대에 달하는 대규모 공장을 건설을 모색 중인 폴크스바겐 역시 이치자동차, 상하이 자동차 등 중국 측 합작 파트너사와 로컬 브랜드 개발과 관련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제너럴모터스(GM)는 실제로 바오쥔(寶駿)이라는 로컬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로컬 브랜드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케빈 웨일 GM 중국 사업부 대표는 “향후 5년 간 바오쥔 브랜드 이름으로 40~60만대의 차량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로컬 브랜드의 미래를 밝게 점치기도 했다.
이처럼 외자 자동차의 중국 내 생산량 증대와 토종 브랜드 개발이 연계돼 진행되는 것에 대해 한 외자업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자동차 정책에 변화가 일고 있다”며 “현재 우리 회사도 중국 내 합작 파트너 측과 로컬 브랜드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외자 자동차에 대해 로컬 브랜드를 개발하라고 압박하는 이유는 수 년간 연 평균 20%씩 성장해왔던 중국 자동차 시장이 올해 들어 성장률이 10~15%로 서서히 둔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 간 치열한 경쟁으로 너도나도 생산량만 늘리다 보니 공급 과잉을 야기해 중국 자동차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한 것.
중국 정부는 특히 그 동안 외자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 합작을 진행하면서도 기술이전 등 방면에서는 인색했다고 주장해 왔다.
시장조사기관 시노트러스트의 량쉐훙 애널리스트는 “10년 간 중국은 외자업체에 ‘커다란 공장’을 제공해 줬지만 중국 내 합작 파트너 사들의 기술 선진화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