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대국' 일본, 이제는 '가전 순수입국'

2011-01-22 11:12
해외 위탁생산 제품 수입 증가..디지털가전은 62% '껑충'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세계 가전시장을 제패했던 '가전대국' 일본이 가전제품 순 수입국으로 전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1일 일본 디지털 가전 제품 수입액이 지난해 처음 수출액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 조사 결과, 2010년 1~10월 액정TV 등 디지털 가전제품 수입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2% 증가한 7691억 엔(약 10조38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 증가한 수출액 7620억 엔을 웃돌았다. 연간 수입 규모도 수출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

1~10월 액정TV 수입은 3168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0% 가량 급증한 반면 수출은 33% 줄어든 80억 엔에 그쳤다. 액정 TV에서만 3000억 엔 수입 초과인 셈이다.

신문은 이에 대해 소니 등 가전 대기업들이 자국내 생산을 줄이고 대만·중국 등 해외 위탁 생산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소니는 2009년 아이치현 이치노미야시에 있는 TV 생산거점을 폐쇄하고 현재 이나자와시 공장만을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정부가 친환경 가전 구입에 에코포인트 제도를 적용하면서 TV 시장은 급격히 확대됐고 해외 생산거점으로부터의 수입 역시 대폭 늘어났다.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와 오디오 제품 수입액도 각각 35%, 26%가 증가했다.

수출이 수입보다 많은 상품은 비디오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뿐이다. 1~10월 수출액은 전년비 1% 증가한 6709억 엔, 같은 기간 수입액은 21% 증가한 1284억 엔으로 집계됐다.

한편 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의 경우 지난 2001년 수입액이 수출액을 돌파했다. 2009년 수입액은 6084억 엔으로 수출액의 3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