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문화콘텐츠산업지원' 사업 “순항할까”

2011-01-23 14:0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은행권이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 산업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가능성과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이 분야의 잠재 리스크가 커 여신의 적정 규모와 운용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들은 드라마나 영화, 게임 등을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틈새시장 공략으로 이미지 개선과 수익 다변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SBS드라마 ‘아테나’에 30억원을 지원한 수출입은행은 2008년 법 개정 후 콘텐츠산업 지원을 시작했다.

지난 2009년 하반기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기술보증기금, 한국콘텐츠진흥원 등과 함께 ‘완성보증제도’를 시행해 자금을 먼저 지원한 후 콘텐츠 판매대금과 수익금 등으로 이를 회수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출잔액은 2년간 총 139억원. 올해 목표는 200억원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하나 문화사랑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보험증권을 발급하면 이를 담보로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이 상품은 판매 실적은 122억원 수준이다.

IBK기업은행도 지난해 말 조준희 행장이 취임사를 통해 밝혔듯이 문화콘텐츠산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투자와 여신 두 분야로 나눠 문화콘텐츠산업 육성 계획안을 마련해 둔 상태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9년 ‘신한 문화콘텐츠 대출’을 내놓았지만 지난해 10월부로 판매가 1년 만에 중단됐다. 무역보험공사의 보증 심사를 통과하기가 까다로워 실제 대출 건수가 적은 탓이다.

사단법인 독립제작사협회 관계자는 “특히 다큐멘터리 제작업체 등은 수십억원을 들이는 드라마에 반해 제작비가 1억원도 채 안되지만 신용 심사 문턱에서 탈락하는 영세업체가 많아 대출은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임금 체납이나 이자연체가 있을 경우엔 사실상 은행대출이 불가능하다.

석주환 수출입은행 신성장금융실 차장은 “완성보증제도의 경우 제작비의 최소 40%이상 자금조달이 보장돼야 지원받을 수 있고 수출입은행의 경우 해외수출계약이 돼 있어야만 지원한다”며 “리스크가 큰 산업이기 때문에 조건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