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명품 브랜드 육성에 발벗고 나서

2011-01-21 14:50

中, 명품 브랜드 육성에 발벗고 나서
"32조원 명품시장 수호 결의"


중국 국가홍보영상물 인물편에 나오는 한 장면. 판빙빙, 저우쉰 등 중국 미녀 배우 다섯 명이 출연한 이 광고는 중국의 미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다국적 업체들의 각축장으로 전락한 명품 내수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토종 명품 브랜드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중국의 명품 소비가 일본에 이어 세계 2대 시장이 될 정도로 급성장했으나 성장의 과실을 모두 세계 유명 다국적 기업들에게 내어주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움직임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 타임즈스퀘어 전광판에 지난 17일 중국 국가 홍보영상물을 띄운 것이 명품 브랜드 육성 의지의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등장하는 중국 대표 미녀 배우 다섯 명이 중국의 미(美)를 알리기 위해 차려입은 아름다운 빛깔의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는 중국 대표 디자이너 장즈펑(張志峰)의 솜씨다.

장즈펑 디자이너는 지난 12년간 프랑스, 이태리 등 유럽 곳곳을 누비며 디자인을 공부, 2000년 중국에 둥베이후(東北虎·NE TIGER)라는 의류업체를 설립했다. 그는 중국 전통에 현대적인 색채를 가미한 '차이나 뷰티'를 재창조함으로써 향후 전 세계 무대를 누빌 대표적인 디자이너로 주목 받고 있다.

중국 13억 인구의 자긍심을 대표하는 마오타이주 역시 중국 정부가 적극 내세우고 있는 중국 명품 브랜드 중 하나다. 마오쩌둥·덩샤오핑 등 중국 지도자들은 해외 귀빈이 중국을 방문하면 어김없이 마오타이주를 테이블에 내놓았다. 마오타이주는 지난 해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전세계 브랜드 톱2000' 순위에 전년보다 145위나 오른 1053위에 랭킹되기도 했다.

KPMG 상하이의 스티븐 머서 파트너는 “중국업체들이 보석류 및 증류주 등 틈새시장에서 중국적 특성을 살린다면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명품 브랜드의 글로벌화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토종 명품 브랜드 육성에 역점을 두고 나선 이유는 중국인의 ‘통 큰’ 명품소비가 ‘남 좋은 일’만 시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인들은 전체 명품 구매액 절반을 해외 시장에서 사들이고 있어 명품 소비를 위한 외화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또 중국의 토종 명품기업이 부재한 상황에서 유명 다국적 명품기업들은 중국 시장 영업활동에서 엄청난 특전을 누리고 있다.

11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명품 소비액이 1900억 위안(한화 약 32조원)을 넘어섰으며 이중 해외 명품 소비액 비중은 56%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중국 내 각 백화점, 대형 쇼핑센터마다 해외 명품 브랜드를 모셔오기 위해 값싼 임대료에 점포를 제공하는가 하면 중국 패션 잡지업체들도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해외 명품 광고를 공짜로 게재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이에 대해 딩리궈(丁利國) 국제향수화장품기금회 중국사업부 주석은 “해외 명품 브랜드가 중국 명품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하루 빨리 각종 국내 명품 소비장려 조치를 내놓은 한편 중국 토종 명품산업을 육성해 중국인의 명품 소비를 외수에서 내수로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