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박근희 시대' 돌입…중국시장 공략이 화두
2011-01-03 07:20
그 동안 삼성생명을 이끌었던 이수창 총괄사장은 사실상 일선에서 물러나 고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통’인 박근희 사장이 삼성생명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경영권 구도가 의미있는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말 새로 취임한 박근희 사장이 실세로 부상하면서 이수창 사장의 역할이 크게 축소된 모습이다.
현재는 이 사장과 박 사장, 김상항 자산운용부문 사장 등 ‘삼두 체제’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주주총회가 열리는 5~6월을 전후로 박 사장 중심으로 경영권 구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이 사장은 박 사장에게 본인의 사무실(6층)을 내주고 22층으로 옮겨 갔다.
삼성생명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주총 이후 본격적인 영업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박 사장이 단독으로 대표이사를 맡고 이 사장은 고문직을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 사장은 취임 직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해외사업팀을 해외사업본부로 확대하고 분산돼 있던 마케팅 기획 기능을 통합해 사장 직속의 통합마케팅실을 신설했다. 기존 상품개발팀은 2개팀으로 확대 개편하고,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7개 사업부 내에 영업파트를 새로 설치했다.
특히 해외 영업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사장이 첫 현장 방문지로 선택한 곳도 중국 내 합작사인 중항삼성생명보험유한공사(중항삼성)다.
박 사장은 “삼성생명은 국내에서 절대적인 1등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해야 한다”며 “중국시장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에 앞으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은 최근 사내에 중국위원회를 설치하고 중국시장 연구 및 분석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발족된 ‘중국시장 연구를 위한 태스크포스(TF)’에도 참여키로 했다.
박 사장은 지난달 20일 귀국한 뒤 열흘도 지나지 않아 다시 중국을 찾았다. 중항삼성의 합작파트너인 중국항공(에어 차이나)의 콩동 회장과 투자 및 경영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삼성생명과 중국항공은 올해 중항삼성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영업력 확대가 국내에서는 이미 한계에 달했다는 판단에 따라 그룹 수뇌부에서 박 사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국내 보험사의 해외시장 공략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는 만큼 박 사장이 이를 극복하고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