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가 발목잡은 '주택거래활성화 방안', 언제쯤 나올까?

2010-07-21 17:26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 발표가 당초 22일에서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향후 발표시점이 언제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과 관가에서는 8월 세제개편 시점과 맞물려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당초 22일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하루 앞둔 21일 발표시기를 무기한 연기했다. 20일, 21일 이틀에 걸친 경제장관 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21일 회의를 마친 후 기자브리핑에서 "주택거래 활성화대책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으나 좀 더 시간을 갖고 검토하자는 결론이 났다"며 연기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이날 회의에서 관계장관 사이에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문제를 두고 크게 이견이 있지는 않았다"며 "다만 DTI 완화 효과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왜 연기했나

하지만 사실상 2차례에 걸친 회의에서 DTI 규제완화에 대해 해당 부처 장관 사이에 의견대립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번에 걸친 회의에는 DTI 완화를 반대해온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반면 찬성입장인 정종환 장관이 참석했다. 

그동안 부동산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DTI를 상향조정해 거래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은 "가계부채 증가 및 금융권 부실 우려"를 이유로 금융규제에 반대 의견을 피력해왔다.

금융규제 완화는 안된다던 윤증현 장관도 막판에는 "상황은 바뀔 수 있다"며 DTI 상향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청와대가 "주택은 사는 곳으로, 집값 안정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DTI 완화에 따른 효과 논란은 마지막까지 정부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게 하는 이유였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9월 DTI 규제를 제2금융권까지 확대했음에도 주택담보대출이 21조원 증가했다는 자료를 냈다.
반면 부동산쪽에서는 DTI규제로 시가총액 30조원이 증발했다며 금융규제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주장해 양측간 대립각이 더 날카로워졌다.

◆대책 언제쯤 나올까

DTI 완화 효과 등을 놓고 부처간 의견대립이 있는 만큼 서둘러 대책이 나오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정 장관은 이날 구체적인 방안이 언제쯤 확정되느냐는 질문에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시장 상황 등을 체크하고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또 다음달 예정된 세제개편과 함께 DTI를 완화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논의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세제개편과 맞물려 종합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미 기재부가 연구용역을 통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따른 효과 분석에 들어갔고, 취득·등록세 감면 부분도 다음달 발표될 세제개편에 포함될 예정이다.

더구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7~8월은 계절적 비수기여서 8월 세제개편 이후로 대책발표를 미루기는 힘든 상황이다. 또 하반기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부동산 침체가 주택건설뿐 아니라 금융권 등 경기 전반의 체질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8월 대책을 발표한다면 금융규제에 손을 대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DTI 등 대출규제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세제혜택을 과감히 추진하면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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