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이저 곡물상 이번엔 중국의 '밀' 시장 노린다!

2010-07-21 15:59

(아주경제 강소영 기자)글로벌 메이저 곡물상들이 중국 밀 ‘사재기’ 에 나섰다. 이들 메이저들이 중국산 콩 물량의 80%를 장악하면서 콩기름 가격 폭등을 경험했던 중국으로선 밀 시장 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21일 메이저 곡물상들이 올해 들어 예년에 비해 훨씬 적극적인 밀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농업회사 ADM과 싱가포르의 WI가 합자 설립한 농식품회사 이하이케리(Yihai Kerry)는 올해 부터 경매를 통하지 않고 밀 산지의 민영기업에게 밀 구매를 위탁하고 있다.

이하이케리가 자금을 제공하면 지역 곡물기업이 대신 밀을 수매하고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이하이케리는 올해 산둥(山東) 지닝(濟寧) 지역에서만 6억 위안(약 1600억 원)을 밀 수매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밀 가격을 기준으로 추산해보면 이하이케리가 약 30만t의 밀을 거둬들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더욱 긴장케 하는 것은 메이저 곡물상들이 현재 수익보다는 시장 장악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하이케리는 이미 산둥(山東)ㆍ허난(河南) ㆍ헤이룽장(黑龍江) ㆍ후난(湖南) 등 중국의 주요 곡창지대에 식품가공기업을 세웠거나 현지 기업을 인수한 상태다. 이 회사는 또한 중국에서 9개의 밀가루 가공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하이케리 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루이 드레퓌스(Louis Dreyfus) ㆍ미국의 번기(Bunge)사 등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시장 개척을 위해 중국 정부나 국내 기업보다 높은 수매가로 농산품을 사들이면서 중국 내 농산품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일단 글로벌 메이저 곡물상의 중국 농산물 시장 잠식을 우려하면서도 현재로선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시장은 메이저 곡물상의 중국 진입이 단기적으로는 중국 농산품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 분위기다.

곡물 수매상의 다원화로 농산품 독과점 현상을 방지할 수 있고, 메이저 곡물상의 높은 수매가로 농민들의 수입이 증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자본력을 내세운 메이저 곡물상들이 중국 시장을 잠식해 농산물 시장을 교란, 물가폭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메이저 곡물상들이 정부의 공급망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시장 공급 체인을 장악하면서 중국 정부가 농산물 가격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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