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규제 확대 이후 수도권 거래 급감속 시가총액 30조원 증발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작년 10월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를 제2금융권으로 확대한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가총액이 약 30조원 가까이 증발하고 거래도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일 현재 수도권 아파트 총 345만523가구의 시가총액은 1355조6368억원으로 DTI규제가 제2금융권까지 확대된 작년 10월 12일 기준 시가총액인 1385조4569억원보다 29조821억원이 감소했다.
권역별 시가총액 감소액은 △경기도 10조7811억원 △서울시 10조6261억원 △ 신도시 6조9957억원 △인천시 1조4145억원이었다.
아파트 41%인 142만4080가구가 집값이 하락했다. 이 가운데 1억원 이상 떨어진 아파트도 총 6만3589가구나 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송파구가 4조5317억원으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잠실·신천·가락동 일대 새아파트와 재건축 아파트의 낙폭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기도 용인시도 감소폭이 컸다. 용인은 죽전·동천·신봉·성복동 일대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하면서 3조3225억원이 증발했다.
1기 신도시에서는 분당이 3조2440억원이 쪼그라들었다. 분당·서현·이매동 등의 중대형 아파트와 정자동 주상복합아파트 하락폭이 컸다.
강남구는 2조8458억원이 줄었다. 가격이 크게 하락한 곳은 주로 대치·개포·압구정동의 재건축 아파트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입주폭탄으로 가격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경기도고양시가 2조1689억원, 일산신도시가 1조6835억원, 강동구 905억원 순으로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인천은 송도국제도시가 포함돼 있는 연수구가 7747억원이 감소했다.
또 강남3구 등 '버블세븐' 지역의 시가총액 감소액은 14조6011억원으로 수도권 전체 시가총액 감소액의 49%를 차지했다.
반면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등의 새아파트와 반포동, 잠원동 등의 재건축 단지들이 가격상승세를 보인 서초구는 다른 버블세븐지역과는 달리 시가총액이 작년 10월보다 8521억원이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시가총액 감소는 DTI 규제가 제2금융권까지 확대되면서 자금대출이 쉽지 않자 투자가수요가 차단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며 "또 집값 하락을 예상한 실수요자들도 거래를 미룬 것이 하락세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트 거래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지난 6월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 신고 건수는 7967건으로 DTI 규제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된 지난해 10월 2만2598건에 비해 1만4631건(64.7%) 줄어들었다.
지난 2006년 11월 전고점(6만2864건)에 비하면 지난달 수도권의 아파트 실거래 건수는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서울은 지난해 10월 6929건에서 지난달 2051건으로 70.7% 급감했다. 강남 3구는 지난해 10월 893건에서 지난달 473건으로 70.4%, 강북 14개구는 지난해 10월 3236건에서 지난달 880건으로 72.8% 줄었다.
특히 강북 14개구는 지난 2006년 11월 1만1151건의 거래량에 비하면 10%도 채 안되는 것으로 사실상 거래가 '올스톱'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시도 지난해 10월 1951이던 아파트 실거래 건수가 지난달에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602건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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