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런 가속화…하루 4000억 해지
2009-09-21 16:19
국내 주식형펀드 해지금액이 하루 4000억원을 넘어서는 ‘펀드런’이 나타나고 있다.
펀드 해지가 급증하며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하루 평균 순유출액이 통상적 펀드런 기준인 1000억원을 넘겼다.
6개월째 계속된 순유출 규모는 5조3955억원으로 2002년 이후 역대 펀드런 사례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해지된 금액은 4022억원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다시 썼다. 이에 비해 이날 설정액은 해지금액의 6분의 1이 수준인 656억원에 불과했다.
순유출액도 3366억원으로 올 5월30일 3433억원 이후 올 들어 2번째로 많았다.
4월부터 본격화된 국내 주식형 펀드 순유출은 5월 599억원, 6월 619억원, 7월 587억원, 8월 774억원, 9월 86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문제는 신규 설정에 비해 해지가 월등히 많다는 데 있다.
일평균 해지 금액은 4월 680억원, 5월 1108억원, 6월 651억원, 7월 1006억원, 8월 1551억원, 9월 1958억원으로 점차 불어나고 있다.
실제 펀드 신규 설정액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전 수준을 94.8%가량 회복했다. 하지만 펀드 해지는 당시보다 246.3% 급증한 상황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 하루 평균 순유출액은 4월 157억원, 5월 509억원, 6월 32억원, 7월 418억원, 8월 777억원을 기록하다 이달 들어서는 1091억원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지난 4월 이후 지난 17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 순유출액은 모두 5조39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대량 순유출이 발생했던 지난 2006년 12월부터 2007년 4월 순유출 규모인 4조6170억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오를수록 환매가 가속화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현 상황에서의 환매는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은 "코스피 1700선을 넘어서 들어온 펀드 자금이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의 48.7%인 38조3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당분간 펀드 환매 지속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센터장은 "최근까지 장세를 보면 외국인은 낙관론을 바탕으로 계속 사고 국내 투자자는 비관론을 토대로 계속 팔았는데 결국 외국인이 계속 이기고 있다"며 "펀드를 환매해도 금리가 낮아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있다면 환매를 늦추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1700선 이상에서도 펀드 환매는 계속 나올 것"이라며 "본전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1700선 이상에서 들어왔던 투자자들의 3분의 1정도는 빠져나가야 펀드런이 잦아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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