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폭풍에 소비시장 초토화
2008-10-30 12:56
슈퍼마켓도 불황...소규모 할인점 대두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미국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내 소매점들도 초토화되고 있다. 실물경제 한파가 소매점에도 직격탄을 가하면서 일부 할인판매점들은 오히려 경기침체를 호기로 삼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 타임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실물경제 침체의 가속화로 인해 미국내 슈퍼마켓에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겼다.
16년전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민온 안나 쉐노바(68)씨는 "그동안 도미니크 & 쥬얼과 같은 판매점에서 주로 쇼핑을 해왔으나 요즘 너무 비싼 물건가격때문에 정기적인 쇼핑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최근 미국인들의 슈퍼마켓에 대한 이용율이 급격히 줄어든 대신 알디와 세이브어랏과 같은 할인매장 이용율이 증가했다. |
최근에는 할인매장 알디(Aldi)에서 식료품을 구입한다는 쉐노바씨는 "한푼이라도 아끼기위해서"라고 말했다.
금융대란으로 시작된 미국경제 전반의 침체가 소비둔화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을 닫는 대형소매점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경기침체의 심각성을 반증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타임은 전했다.
또한 이처럼 10년래 최악의 실물경제 침체로 인해 미국의 슈퍼마켓 업계 매출은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인들은 슈퍼마켓에 대한 이용율이 급격히 줄어든 대신 알디와 세이브어랏과 같은 식료품 매장과 소형 할인매장을 이용하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소비시장 침체 가속화로 슈퍼마켓 뿐 아니라 가구와 의류 등의 생활용품을 파는 소매점 체인들도 잇따라 파산보호 신청 절차를 밟으면서 미국 소매업계는 총체적인 위기 상황에 빠졌다고 타임은 분석했다.
미국내 소매점 체인들이 내년 줄줄이 도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미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콘퍼런스보드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5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10월 소비자신뢰지수(CCI)가 9월의 61.4(1985년을 100으로 기준)에서 무려 23.4포인트가 떨어져 38을 기록했다.
CCI는 미 경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견해를 반영하는 것으로 이번 결과는 1967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저치이며, 낙폭도 사상 세 번째로 큰 것이다.
식료품 할인점 알디의 제이슨 하트 대표는 "경제침체가 본격적으로 찾아오기 이전부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며 "고객들이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면서 알디에 대한 수요도 많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알디는 유럽에서 이미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기업으로 지난 1976년에 미국에 진출한 기업. 알디 매장은 평균 1만 평방피트 규모로 홀 푸드 같이 8만 평방비트 규모의 대형 식료품점보다는 작은 매장이다.
한편 슈퍼마켓 뉴스에 따르면 알디의 미국 매출은 지난해 58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현재 알디는 29개주에 950개의 체인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2년내에 코네티컷주를 비롯해 미주리, 텍사스에서 매장을 확장해 1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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