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된 은행장들…그룹 미래 먹거리 컨트롤타워로

2024-12-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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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승열 하나은행장, 지주사로 이동

각 지주사 글로벌사업·미래성장부문 맡아 '지속성장' 지휘

비은행 등 경험 축적 통해 풍부한 회장 후보군 양성 의도

이재근 신임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 사진KB국민은행
이재근 신임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 [사진=KB국민은행]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 등 주요 은행 수장들이 내년부터 은행장 직무를 내려놓는 대신 그룹 미래 먹거리를 책임진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내년 사업을 위한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주요 인물들에게 중책을 맡기면서 금융그룹 회장직 후계자 양성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최근 단행된 경영진 인사를 통해 이재근 행장을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에 배치했다. 앞서 하나금융그룹도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승열 행장이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으로서 미래성장부문장에 집중토록 조치했다.

금융권에서는 이재근·이승열 행장이 은행장 임기를 마친 뒤 지주사로 이동해 중책을 맡는 것을 두고 그룹 회장직 후계자 양성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KB금융은 이번 인사를 통해 글로벌사업부문, 디지털·IT부문에 계열사 대표이사 출신을 중용한 것과 관련해 두 부문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이 다른 금융사들과 마찬가지로 해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는 만큼 이재근 행장이 글로벌사업부문으로 이동하면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선봉장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KB금융이 이번 경영진 인사를 통해 계열사 간 교류를 대폭 확대한 것도 특이점이다. 우선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에게 KB금융지주 디지털·IT부문장을 맡겼다. 또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를 KB국민은행장에 추천하고, 김재관 KB금융지주 재무담당(CFO·부사장)을 KB국민카드 대표로 내정했다.

아울러 박영준 KB자산운용 전무와 염홍선 KB증권 전무를 각각 지주사 전략담당(CSO), 리스크관리담당(CRO)으로 선임했다. 은행·비은행 계열사가 고루 호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차기·차차기 회장 후보군이 여러 계열사를 두루 거치면서 역량을 쌓도록 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승열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이승열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도 최근 본업 경쟁력 강화, 책임경영형 조직 체계 구축을 키워드로 한 조직개편을 통해 업무별로 나뉘어 있던 부문을 △시너지 △미래성장 △글로벌·ESG 등으로 재편했다. 하나은행장 겸직을 뗀 이승열 하나금융 부회장은 미래성장부문을 맡게 된다.

미래성장부문에는 기존 전략·디지털·브랜드부문과 지원본부가 편제된다.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 추진력을 강화하는 임무를 맡는다. 복합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하고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금융 신영토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시너지부문은 하나증권 대표를 겸하고 있는 강성묵 하나금융 부회장이 맡아 리테일, 자산관리(WM), 기업·투자은행(CIB), 자본시장 등 부문별 내실 강화와 협업 확대를 도모한다. 부채 중심인 금융 구조를 자본 중심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은 은행·비은행 간 인적 교류를 활발하게 하고, 하나금융은 시너지·미래성장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부문장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그룹별로 전략에 맞춰 차기 회장 후보군을 양성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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