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된 가운데 외신들은 스타 검사 출신으로 대통령까지 오른 후 탄핵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윤 대통령의 정치 인생을 조명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탄핵안 가결과 관련해 "2022년 한국 역사상 가장 접전이었던 대선에서 승리하며 집권한 검사 출신 윤 대통령의 추락"이라며 "윤 대통령은 미국에서는 주요 동맹이자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평가받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상황이 달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의 여성가족부 해체 공약과 언론에 대한 비난 등을 조명하며, 올해 4월 총선에서 야당이 대승을 거둔 이후 윤 대통령의 법안 통과 역량이 현저히 약화됐다고 평했다.
AFP 역시 독재 정권이었던 1960년 출생 이후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사를 맡아 스타 검사로 떠오른 윤 대통령의 생애를 상세하게 전하며 불과 수년 사이에 검사에서 대한민국 최고위 공직인 대통령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 2022년 이태원 할로윈 참사부터 부인 김건희 여사의 핸드백 수수 사건에 이르기까지 연달아 스캔들이 터졌고 급기야는 비상계엄령 선포로 한국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부연했다.
또한 가디언지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유로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을 들었지만 "그 배경에는 덜 현실적인 다른 이유들이 있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며, 윤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주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도 무당과 접촉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신들은 국내 여론과는 달리 일본과의 관계 회복에 중점을 둔 외교 정책 등도 그의 낮은 지지율에 기여했고, 무엇보다 올해 4월 총선에서 대패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윤 대통령의 취약한 지지 기반에도 불구하고 그의 친미·친일 외교 노선에만 관심을 기울인 것 역시 낮은 지지도에 한몫 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칼 프리도프 시카고국제문제연구소 마셜 M. 버튼 아시아 연구 펠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어떻게 한국의 예비 독재자가 미국의 사랑을 받게 됐나' 제하의 칼럼을 통해 성공적인 외교 정책은 성공적인 국내 정책과 궤를 같이 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좋아한 반면 그의 국내 문제는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로이터는 윤 대통령이 지난 12일 진행한 30분 가량의 대국민 담화 이후에는 판단 능력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그가 전 세계 주요 산업국가 중 하나이자 민주주의 성공 국가 중 하나인 한국에 위험 요소로 전락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