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재계에 따르면 김윤 회장을 단장으로 한 한일경제인회의 단장단은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등 일본 고위 관료들과 면담하는 것을 시작으로 사흘에 걸친 회의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단장단에는 김윤 회장과 한국무역협회 한·일 교류 특별위원장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금융권 일본통인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이 포함됐다. 진 회장은 일본에서 약 20년 동안 근무했다.
이날 단장단이 후미오 총리 등과 최근 일본 정부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라인 공동 경영에서 네이버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한 것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의 라인 강제 매각 시도로 한국과 일본 간 민간 경제 협력 논의는 최근 급냉각 분위기에 직면할 우려가 커졌다.
회의에는 단장단 외에도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와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전 미쓰비시상사 회장) 등 양국 재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한다.
특히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14일 오후 한·일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일본 측에선 모리 타케오 미쓰비시상사 이사(전 외무사무차관)가 기조연설을 한다.
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민간 경제회의로, 1969년 첫 회의 개최 후 매년 양국에서 번갈아 열리며 한·일 협력을 위한 중심축 역할을 해 왔다.
이번 회의에선 한·일 양국의 디스플레이·반도체·배터리·수소경제·로봇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공급망 협력과 인재 교류에 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한다. 이후 양측 참가자 협의를 거쳐 한·일 경제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윤 회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뒤를 이어 2014년부터 한일경제협회를 이끌고 있다. 한일경제협회는 지난해 2월 제42회 정기총회에서 김윤 회장을 비롯해 류진 풍산그룹 회장, 손봉락 TCC스틸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서석숭 상근부회장 등 부회장단을 재선임한 바 있다.
김윤 회장은 지난해 7월 한국경제인협회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가 공동 개최한 한·일 산업협력 포럼에 참석해 "한·일 기업이 새로운 협력 사업을 발굴해 제3국에 공동 진출하자"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한·일 간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가 있고 공동 진출 시 이익을 나눔으로써 각자 몫이 줄겠지만 리스크(위험)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등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제3국에 공동 진출해 판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간 협력과 별개로 이러한 민간 협력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