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동성 규모가 수익증권과 MMF 등을 중심으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 유동성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가계 유동성 규모가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장기화와 금융당국 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 속 한 달 전보다 17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9월 중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통화량(M2 기준)은 전월 대비 8조8000억원(0.5%) 증가한 384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까지 줄어드는가 싶던 M2는 6월 이후 넉달 연속 몸집을 불리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원계열 기준)도 2.5%로 전월(2.2%)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상품별로 보면 수익증권 규모가 금리 연동형 ETF 등 파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9조4000억원가량 늘었다. MMF(머니마켓펀드)와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도 주식시장 관망세 확산과 금리상승 전망 속 투자 대기자금이 늘면서 각각 8조1000억원, 3조6000억원 늘었다. 시장형상품 역시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자금조달 노력 영향으로 양도성예금증서를 중심으로 3조4000억원 확대됐다. 반면 요구불예금 규모는 전월보다 5조2000억원 감소했다. 금전신탁도 신탁시장 위축 속 3조6000억원 감소하며 13개월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경제주체별 유동성 규모를 살펴보면 9월 가계(가계 및 비영리단체) 유동성이 정기예적금과 요구불예금 중심으로 16조9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타금융기관 통화량도 수익증권을 중심으로 6조원 확대됐다. 기타금융기관 유동성은 손해보험사 장기저축성 보험계약준비금과 증권사 RP, 예금보험공사채, 자산관리공사채, 여신전문기관 발행채가 포함된다. 기업(공기업·민간기업)과 기타부문(보험·증권·카드사 등 예금취급기관을 제외한 금융기관) 유동성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단기자금 지표이자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만 포함하는 협의통화(M1)는 1184조9000억원으로 요구불예금이 줄면서 한 달 전보다 1조2000억원 감소했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M2에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 생명보험 계약 준비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은 전월보다 16조5000억원 늘어난 5262조2000억원을 나타냈고 Lf에 국채, 지방채 등을 더한 광의유동성(L) 규모는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