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세계 경제 전망 밝아" vs IMF "은행 위기 성장에 걸림돌"

2023-04-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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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발(發) 은행 혼란을 두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견해 차를 보였다. 옐런 장관은 은행 혼란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를 일축했으나, IMF는 은행 혼란의 여파가 끝났다고 말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봤다. 
 
IMF "은행 혼란 여파, 더 두고봐야"
IMF는 11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은행 혼란이 세계 경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등 주요 당국의 강력 조치로 투자자들의 불안이 줄었으나, 금융시장이 여전히 취약할 뿐만 아니라 은행 파산에 따른 여파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보고서는 IMF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기존 2.9%에서 2.8%로 하향 조정한 직후 발표됐다. 보고서는 “지금까지 취한 조치가 시장과 기관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은행 혼란으로 인해 더 짙어졌다고 지적했다.

IMF는 수십 년간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표면 아래 숨어 있던 취약성이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은행 부문의 스트레스가 강화될 경우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금융 시스템 안정 사이에서 절충안을 마련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IMF는 은행 부문의 스트레스가 대출 축소로 이어지면서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은행 혼란에 따른 중소은행들의 주가 하락이 신용 축소로 이어지면서 미국과 유로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약 0.5%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MF는 자산 규모가 100~3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은행 가운데 9% 가까이가 채권 가치 하락에 따른 미실현 손실을 처리해야 할 경우 자본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은행 부문 불안의 여파로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져, 안 그래도 과대 평가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했다.
 
IMF는 "정책 입안자들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사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면서도 금융 혼란이 사라지면 가능한 한 빨리 인플레이션 억제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바이어스 아드리안 IMF 통화 및 자본시장 국장은 "은행들이 많은 자본과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취약한 기관들이 있으며, 이는 시스템 전체로 (파급효과를) 다시 유입할 수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러나 옐런 장관은 경제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이날 IMF와 세계은행(WB)의 춘계 총회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부정론과 관련해 과장하지 않겠다”며 “난 전망이 꽤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식품 및 에너지 같은 상품 가격이 안정되고 있고 공급망 압박이 지속 완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성장 전망은 가을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미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하고 실업률은 역사상 최저에 가깝다"고 했다.
 
옐런 장관은 은행 불안의 지속 우려와 관련해서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현 단계에서 신용 경색을 암시하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며 "우리 은행 시스템은 여전히 강력하고 탄력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하방 위험을 경계한다면서도 “나는 경기침체를 예측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프렌드쇼어링이 파편화와 무역 이익의 손실을 초래할 것이란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우리는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우려한다”며 글로벌 파편화가 세계 경제 이익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주장도 반박했다.
 
금리 인상이 은행 혼란 원인? IMF-연준 시각차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도 IMF와 연준 고위 당국자는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아드리안 국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금리 인상으로 취약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는 지난 3월 미국과 스위스의 은행 부문에서 그것을 봤다"고 지적했다. 이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지난 10일 “개인적으로 금리 인상 속도가 지난 3월 두 은행의 문제를 야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당 기관들은 특유의 문제가 있었다”고 밝힌 것과는 반대되는 견해다.
 
다만, IMF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에르 올리비에 고린차스 IMF 수속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큰 문제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있어서 금융 안정보다 물가 안정이 우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매우 심각한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만 우선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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