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증권에서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해당 문제가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개선 조치는 물론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결국 이용자들만 불편을 겪는다는 지적이다.
8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네이버 증권에서 약 5분간 상당수 종목에 대한 거래량·현재가 등 실시간 정보 업데이트가 지연됐다. 일부 종목은 이보다 긴 시간 동안 지연된 정보가 표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25일 첫 오류가 발생한 이후 벌써 세 차례나 동일한 오류가 반복됐다.
앞서 지난달 25일과 지난 6일에도 같은 현상이 빚어졌다. 첫 오류 당시에는 약 2시간 동안 오류가 이어졌고 지난번 오류는 40분간 지속됐다.
이번 오류 역시 앞서와 마찬가지로 한국거래소가 '차세대 시장 시스템'을 적용한 여파로 보인다. 새로운 시스템은 거래 처리 성능이 최대 30% 향상되고 거래소와 회원사 간 주문 대역폭도 개선됐으며 회선 수는 7회선에서 10회선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를 적용한 이후 일부 플랫폼에서 오류가 거듭되고 있다. 거래소와 전용망을 구축한 증권사 트레이딩 시스템은 문제가 없지만 이동통신 3사의 일반 인터넷망으로 정보를 제공받는 네이버 증권 등 일부 주식 플랫폼을 중심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첫 오류 당시 공지사항에서 "거래소 차세대 시스템 가동에 따라 국내 지수 시세에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반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다른 주식 플랫폼들은 이날 정상적으로 정보가 송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복되는 오류에 네이버와 거래소 측은 각자 답답함을 호소한다. 네이버 측은 애초에 인터넷망 계약을 거래소와 맺는 데다 인터넷망 운영 주체도 거래소이기 때문에 지연이 발생하더라도 자신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현실적으로 증권사와 동일한 수준의 전용망 계약을 맺지 않으면 언제든지 문제가 재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똑같은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도 데이터 송출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언급한다. 다만 인터넷망을 통해 데이터가 전송되면서 수신이 원활하지 못한 부분은 있었다는 판단이다. 한국거래소 측은 "새로운 시스템 적용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자세한 원인을 지속적으로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특정 플랫폼을 중심으로 동일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양측 모두 개선책조차 내놓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본 이들은 문제 해결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업계 전문가는 "네이버 증권이 무료 서비스이고 이를 통해 직접 투자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지만 주식 정보를 수많은 이용자들이 접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는 없겠지만 도의적 관점에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