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줄리앙. 그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불평을 늘어놓기보다 불쾌한 것들을 유쾌하게 바꿔 사람들을 웃게 한다. 그림을 통해 현대인의 일상과 사회적 이슈들에 유머 한스푼을 더하며 디지털에 중독된 세태 풍자드로잉부터 월요병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등 다양하다. 그가 어렸을 때부터 작업을 하며 느낀 고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A. 제가 어릴 때 활동적이기보다 그림을 그리면서 어린시절을 보냈어요. 그러다가 디자인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 등을 배우게 됐고 좀 더 색깔에 집중하게 됐어요. 색깔이 가지고 있는 대조의 미들을 보게 됐는데 특히 이미지를 통해서 어떻게 단순함을 잘 커뮤니케이션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야기를 어떻게 잘 전달하느냐 자체보다 이미지를 통해서 상호교류하는 방법에 더욱 집중하게 됐어요.
A. 제 작업이 강도가 있고 경험에 근거 하고 있어요.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스케치를 하거나 그림일기를 쓰는 것처럼 계속 작업을 하는 게 비결이에요.
Q. 그림은 무엇인가를 묘사하기보다는 말하는 일에 가깝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요. 그림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요? 그리고 그림을 보면서 어떤 감정을 느꼈으면 하시나요?
A. 우리가 보는 일상에 대해서 계속 질문을 하려고 해요. 그리고 일상적으로 보는 것 중에 나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자극이 되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를 통해서 말을 하려고 해요.
Q. 창작을 위해 중요시 여기는 습관들이 있나요? 그리고 상상력과 창작의 원동력은 뭔가요?
A. 뇌도 근육이라서 매일매일 트레이닝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학생 때 교수님께서 매일매일 스케치북에 그리라면서 매일매일 헬스장에 가는 것처럼 스케치 하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저한테 큰 도움이 됐어요. 그래서 저는 다이어리를 쓰는 것처럼 매일매일 스케치북에 드로잉을 해요. 그렇게 하면서 마치 운동을 하듯 단련을 하고 내가 보는 것들과 경험하는 것들을 시각적으로 해석하고 있어요.
Q.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이후에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뭔가요?
A. 첫 계기는 너무 어렸을 때라 생각이 안나는데 제가 어렸을 때 폼보드에 원시인과 공룡이 싸우는 모습을 그린 적이 있는데 언젠가는 다시 묘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그게 초창기 그림이었고요.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달라진 건 교수님들께서 제 그림을 보고 계속 해보라고 재밌다고 해주신 게 자극이 되고 원동력이 됐어요. 드로잉이라는 게 그전까지는 애니메이션 등에 한정을 해서 생각을 했다면 이제는 창의적인 작업의 관점으로 보게 되면서 어떤 형태로든 예술로 풀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작가로서 무엇보다 큰 자극제가 돼요.
Q. 많은 협업 제안들이 올텐데 함께 하고 싶은 브랜드들의 기준이 있나요?
A. 사실 브랜드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냐는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운이 좋은 거고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예전만 해도 브랜드를 고를 수 있었던 게 아니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건 현실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콜라보인데요. 똑같은 작품을 수백만개씩 만들어서 파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요.
누누와 작업한 것처럼 한국시장에 맞게 콜라보했던 작업이나 미국과 프랑스에서 했던 소규모 작업처럼 그 국가에 맞는 콜라보를 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야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고요. 그 이면에 브랜드들과 쌓아온 관계와 그 순간순간들이 작품에 녹아있어요. 그런 면에서 굉장히 좋아요.
Q. 종이 작업을 즐기는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백지는 자유로운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공포를 느끼기도 하는데요. 백지를 보면 어떤 감정들이 느껴지나요?
A. 그때그때 다른 것 같아요. 백지 앞에 서면 신경이 곤두서는 경우도 있지만 뭘 그려야 될지 모르겠을 때는 그냥 보이는 걸 그려요. 그렇게 하면 위험도 줄어들고 작용 반작용으로 적용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