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무주택와 1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비규제지역에서 LTV 70%, 규제지역에선 20~50%가 적용됐다. 이는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을 거쳐 내년 초에 시행된다.
그러나 정작 LTV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초과 금지 때문에 대출 한도가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DSR는 총소득에서 전체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대출액 1억원 이상인 차주에게 DSR 40%(1금융권 기준)를 적용한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총소득 대비 40%를 넘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연소득 5000만원인 직장인이 서울 구로구 소재 35평형(전용면적 84.96㎡) 아파트를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차주별 DSR 40% 규제가 도입된 2019년 12월 말 해당 아파트 시세는 10억원,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는 3억8000만원이었다. 당시 LTV 규제는 9억원까지 40%가 적용되고, 9억원 초과 시 20%가 적용됐고, DSR는 39.14%로 기준치인 40% 이하였다.
반면 연봉 1억원인 직장인은 같은 기준으로 2019년 12월 말에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최대 3억8000만원으로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과 같지만 현재 기준으로 대출 한도는 4억6000만원까지 늘어난다. 내년에 LTV가 50%로 완화되면 한도는 5억8800만원까지 증가한다.
또한 DSR 적용 시 부부의 연 소득을 합산해 계산하기 때문에 LTV 규제 완화 효과 혜택은 맞벌이 가정에도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무주택·1주택자를 대상으로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도 허용되지만 이 또한 치솟는 대출금리에 고소득자가 아니면 대출을 받기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15억원 아파트에 대해 LTV 50% 상한인 7억5000만원을 30년 만기에 원리금균등분할 상환, 대출금리 연 5% 기준으로 받는다고 가정하면 매월 내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은 402만6162원에 달한다. DSR 40%를 적용하면 월평균 소득이 1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LTV 규제가 완화돼도 DSR 규제가 있는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실제 LTV 완화 혜택을 누리는 이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