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수신(예·적금) 말잔은 지난 6월 116조4664억원에서 8월 117조 4604억원으로 두 달 새 9940억원이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에 87조7231억원에서 93조0985억원으로 5조3754억원이 증가했던 것과 대비되는 기조다.
이는 저축은행의 수신 성장세가 본격화된 2016년 이후, 2020년을 제외하면 최저치다.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한은이 실물경제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50%까지 낮췄던 시기다. 지금처럼 금리가 오르면서 수신기관(은행·저축은행 등)에 돈이 몰려야 할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저축은행의 연도별 6~8월 수신 증가액은 2016년 1조1757억원, 2017년 1조1209억원, 2018년 1조1169억원, 2019년 1조7087억원, 2020년 3719억원 등이다. 2020년을 제외하면 증가액이 1조원을 하회한 것도 이번이 최초다.
저축은행은 ‘울며 겨자먹기’식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예금 상품 중 이날 기준으로 1년 금리가 연 6%를 넘어서는 상품만 30개에 달한다. 전체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1년) 금리도 연 5.4%까지 뛰었다. 이 중에서도 금리가 가장 높은 건 JT친애저축은행의 ‘비대면 회전식 정기예금’으로, 연 6.3%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날 연 2.1%에 그쳤던 데서 1년 새 무려 3배나 치솟았다. 이외 예가람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예금과 스카이저축은행의 비대면 정기예금 역시 금리가 각각 6.25%, 6.21%까지 올랐다.
이처럼 무리한 ‘금리 인상’은 향후 수익성 악화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현재 취급 중인 여신(대출) 상품의 경우, 취약 차주가 몰린 업권 특성상 이미 법적 최고 수준에 근접한 경우가 다수라, 더는 올릴 여력이 없다. 이후 자연스럽게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들은 최대한 대출고객을 고신용자 위주로 골라 받으며, 연체 위험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전반적 영업환경을 고려했을 때) 연 6%대의 고금리 예금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그렇다고 일부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5%대까지 뛴 상황에,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