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강한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금요일 예상을 상회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단기 급락에 따른 매수심리가 유입되며 국내 증시가 깜짝 반등하면서 급락 후 상승장을 뜻하는 ‘데드캣 바운스’ 장세가 전망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증시가 지난 금요일(현지시간) 하락세로 마감하면서 이같은 기대감도 사라진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미국의 금리인상 등의 리스크들이 여전히 상존해 있어 일시적인 반등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 중이다. 추세전환은 아니라는 것이다. 여전히 방어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주(10월 10일~14일) 코스피 지수는 전 주 대비 0.90%(-20.29포인트) 하락했다. 코스피는 총 4거래일 중 2거래일이 2200선을 밑도는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으나 지난 14일 예상을 웃돈 9월 미국 CPI 발표 이후 영국의 감세안 철회 가능성 상승과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는 2.30% 오른 2212.55로 마감하면서 하락폭을 일부 회복했다. 한 주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5886억원, 3500억원을 순매도 한 반면 외국인은 8971억원을 순매수 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변동성 장세속에서 시작할 공산이 크다. 지난 주 미국 증시가 달러화 강세와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하락폭 확대 등으로 3대지수가 크게 하락한 만큼 이같은 흐름이 국내 증시에 고스란이 전해질 수 있어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의 강세로 원화 약세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투자 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5% 하락하고 전기차 및 2차 전지 업종이 부진한 점도 한국 증시에서 관련주의 부진 가능성을 높인 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090~2210포인트를, 삼성증권은 2150~2250포인트를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반등하더라도 추세 전환보다는 기술적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둔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을 감안한 달러 환산 코스피는 1715포인트까지 하락한 상황으로 10년 이동평균선인 2240포인트를 하회한 상황”이라며 “이는 낙폭과대 관점의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는 레벨이지만 경기둔화가 확인되고 있는 초중반 국면이며, 경기 바닥 시점에 대한 가시성이 높은 시기는 아직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국 9월 고용지표 호조에 뒤이어 재차 예상치를 넘어선 9월 CPI 충격이 가세한 상황”이라며 “다만 현 국내외 증시가 이미 최악의 경우의 수들을 상당 수준 선반영한 까닭에 익히 알려진 악재엔 둔감, 미반영 호재엔 민감하게 반응할 공산이 크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인플레 우려가 여전히 상존해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달러화 강세 등이 이어지고 있어 방어적인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김용구 연구원은 “현재 지수와 밸류에이션 레벨에선 부화뇌동격 투매 동참보단 보유가, 속절없는 관망보단 전략대안 저가매수(Bottom-fishing)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민감 수출주인 자동차와 2차전지, 저가인 정유와 건설에 관심이 필요하다”며 “경기방어 내수주인 방산과 미디어, 음식료, 유통 대표주로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 헤지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