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꼽은 유일한 경쟁자는 중국이었다. 러시아의 핵 무기 사용 위협도, 북한의 무력도발도 중국이 가진 경제·외교·군사 능력을 넘어설 수 없다고 봤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동맹을 강화할 방침을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은 48페이지 분량의 국가 안보 전략(NSS)을 발표했다. NSS에는 미국의 외교 안보 전략이 담겨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를 구분했다. 오늘날 중국과 러시아는 무게가 다르다는 것이다. 해당 문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점점 강화되고 있지만 그들이 미국을 상대로 제기하는 경쟁은 중요한 부분에서 뚜렷하게 구별된다"며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경쟁력 유지를 우선시하면서 러시아의 위협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중국을 '국제 질서를 재구성할 의지와 경제·외교·군사·기술력에서 이를 점점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을 "인도 태평양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세계의 리더 국가가 되려는 야망이 있다"고 묘사했다. 중국이 기술력과 국제기구를 활용해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최근 중국이 앞서 나가기 시작한 반도체 등 첨단 기술력과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국제기구를 통한 영향력 확대를 말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가장 경계하는 부분은 중국의 경제력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은 종종 그들의 경제력을 다른 국가들을 강제하기 위해 사용한다. 세계 경제의 개방성에서 이익을 취하면서 내수시장은 개방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의존성을 줄이고 독립을 이뤄나가고 있지만 세계는 중국에 노동력과 자원 등에 구속된 상황을 직시한 것이다.
다만 그러면서도 중국과 인류 공통 과제의 협업 가능성도 제기했다. "미국은 중국과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일이 가능하다"면서 "특히 기후 위기·공중 보건 등에 있어서 미국과 중국은 공통의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고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장회의(NSC) 보좌관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두 가지 근본적인 과제와 관련 매우 중요한 10년에 들어섰다"며 "첫번째는 국제 질서를 형성하기 위한 강대국의 경쟁이고 두번째는 기후변화, 식량 불안정 등의 일이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경쟁을 전제로 협업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외신들은 미국이 중국과 경쟁 과정에서 동맹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는 점에 주목했다. CNN은 해당 소식을 전하며 "바이든은 냉전 스타일의 대립을 피하면서 미국과 동맹국이 중국과 경쟁하는 모습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동맹과 적대국 모두 양국(러시아·중국)에 맞서겠다는 바이든의 약속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