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반도체] 실적 가늠자 마이크론의 부진···삼성·하이닉스 3분기 '먹구름'

2022-10-0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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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산업 수요 줄어 반도체 시장 위축

마이크론 9~11월 매출 5년내 최저 전망

메모리 가격 하락세에 국내 기업 직격탄

하이닉스 영업익 작년비 40% 급락 예상

국내 반도체업계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방 산업 수요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반도체 시장도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모리 사업에 편중된 국내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수급 불균형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마이크론은 시장 예상보다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이 66억4000만 달러(약 9조52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19.8% 줄어든 수준이다.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2년 만이다.
 
사실상 지난 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마이크론은 2023회계연도 1분기(9~11월)마저 매출이 42억5000만 달러(약 6조860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매출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마이크론이 국내 기업 실적을 가늠하는 방향타 역할을 한다는 데 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빅3로 꼽힌다. 이들 가운데 마이크론이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데, 이에 국내 기업들도 하반기부터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악화하는 배경에는 수급 불균형이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에 따라 PC,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전방 산업에서 수요가 줄자 반도체 주문도 급격히 줄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D램, 낸드플래시 등 대표적인 메모리반도체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은 고정거래가격이 지난 1월 3.41달러에서 지난달 2.85달러까지 16.4% 떨어졌다. 또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은 같은 기간 4.81달러에서 4.3달러까지 10.6% 하락했다.
 
여기에 더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각각 10~15%, 13~18% 떨어진 데 이어 4분기에는 이보다 더 큰 13~18%, 15~20%로 하락 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는 상황이다.
 
당장에 이달 초 삼성전자가 3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조3561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1분기 9조3829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 또한 15.6% 수준으로 예상돼 14%였던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상황은 더 심각하다.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함께 주력으로 키우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90% 이상으로 더 높기 때문이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조479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4조1718억원 대비 40.6%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4분기 영업이익은 1조6058억원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이 같은 관측이 현실화한다면 지난해 1분기(1조3244억원)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하회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치중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이 굉장히 큰 폭으로 변한다”며 “경기 침체나 공급망 이슈 등 여러 대내외적 요인들 때문에 세트(완성품) 업체 수요가 떨어져 반도체 수요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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