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깎아 물가 잡겠다는데...'Y노믹스 방패' 과연 통할까

2022-05-3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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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밀가루 등 할당관세 0% 적용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지원 규모 확대

연말까지 자동차 개소세 30% 인하도

일각선 "한시적 인하 방안 효과 미지수"

지난 3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닭고기 판매대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무섭게 치솟는 물가에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돼지고기, 밀가루 등 14대 품목을 대상으로 관세율 0%를 적용하는 할당관세를 실시한다.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조치도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세금을 깎아 물가 안정 효과를 노리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금 인하만으로 치솟는 가격을 얼마나 억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한 긴급 민생 안정 10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추 부총리는 "글로벌 에너지·식량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서민 체감물가·민생경제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총 3조1000억원 규모 민생안정대책을 긴급히 마련했다"고 밝혔다.
 
 돼지고기·식용유·밀가루 등 '관세율 0%'
돼지고기, 해바라기씨유, 밀가루 등 14대 품목을 대상으로 '관세율 0%'를 적용하는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실시한다. 할당관세는 특정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일정 기간 한시적으로 낮춰주는 제도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이 국내 밥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우선 현행 22.5~25% 관세가 붙던 돼지고기는 총 5만t의 수입 물량에 대해 0% 할당관세를 올해 말까지 적용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돼지고기 원가가 최대 18.4∼20.0%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두유(콩기름)와 해바라기씨유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각각 현행 5%에서 0%로 낮아진다. 밀(현행 1.8%)과 밀가루(현행 3.0%)는 0% 관세율을 적용한다.

다음 달 말까지 0%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계란 가공품은 기간을 연말까지로 연장한다. 사료용 뿌리채소류는 이미 0% 할당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물량을 70만t에서 100만t으로 늘리기로 했다. 기호식품인 커피와 코코아 원두에 붙는 부가가치세(10%)도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개별 포장돼 판매되는 김치, 된장, 고추장, 간장, 젓갈류, 단무지 등 단순가공식료품에 대해서도 부가가치세(10%)를 내년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달 김치와 된장 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각각 10.6%, 16.3% 오르는 등 밥상 물가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단순가공식료품 부가세를 10% 깎아주면서 가격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1인당 1만원씩 최대 2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예산 6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車 개소세 30% 인하, 올 연말까지 연장
이와 함께 승용차 구입할 때 붙는 개소세 인하 조치도 연말까지 연장해 승용차 구매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8년 7월부터 적용된 승용차 개소세 인하 혜택은 4년 반 동안 이어지게 됐다.

승용차를 구매할 때는 개소세와 교육세(개소세액의 30%), 부가가치세, 취득세가 부과된다. 정부안대로 기존 승용차 개소세 5%를 3.5%로 낮추면 교육세는 물론 차량 구매 금액과 연동된 부가세와 취득세까지 줄어들어 전체 세 부담이 낮아진다. 예를 들어 출고가 4000만원인 승용차는 개소세 5%를 적용하면 총 4984만원에 구입해야 하지만 개소세가 3.5%로 낮아지면 4893만원에 살 수 있다. 개소세 인하로 91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통신비 부담도 완화한다. 통신비 절감을 위해 오는 3분기(7~9월)부터 통신사에 대해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기로 했다. 5G 이용자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23~27GB다. 그러나 통신 3사가 제공하는 요금제에는 이용자들이 가장 흔히 쓰는 월 20~100GB대 상품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세금을 깎아주는 만큼 가격 상승 억제 효과가 나타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율 0%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밀, 돼지고기 등 대부분은 이미 관세가 없는 FTA 체결국에서 수입 중이기 때문이다. 또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부가가치세(10%)를 깎아줘도 소비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이에 대해 윤인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외국에서 들여오는 높은 원가를 낮추는 것과 생산자 단계에서 원가 부담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달 경로가 긴 부분은 중간에 (인하 효과가) 희석될 수 있지만 원가 부담 완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내놓은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민생안정대책 주요 내용[그래픽=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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