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울광장 잔디밭에 큰 도서관 하나를 개관했다.
서울시는 지난 23일 '세계책의 날'을 맞아 열린 야외 도서관을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도서관 이름은 '책 읽는 서울광장’이다. 잔디밭에 도서관을 오픈하기는 전국 최초다.
'책 읽는 서울광장' 도서관은 10월 말까지 매주 금~토요일 오전 11:00~16:00까지 운영된다. 이후 7~8월은 무더위와 장마를 피해 잠시 쉬었다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에 다시 광장에서 시민들을 만난다.
올 한해 총 35회의 ‘책 읽는 서울광장’이 문을 연다. 시민 누구나 ‘책 읽는 서울광장’에서 독서와 휴식을 즐기며 봄부터 가을까지 책을 읽을 수 있다.
이 도서관은 △서가존 △리딩존 △이벤트존으로 구성된다. 서가존에는 8대의 이동형 서가에 3000여 권의 책이 있다. 리딩존은 빈백, 매트 등이 있어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이벤트존은 음악부스, 마임을 비롯한 퍼포먼스 등 다양한 참여와 이벤트가 함께하는 재미있는 공간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책 읽는 광장'을 직접 찾아 시민들과 야외도서관을 개관하면서 감동을 나눴다.
오 시장은 이에 앞서 올린 페이스북에서 "12년 전 서울시 신청사를 새로 지으면서 보존되는 청사의 용도를 도서관으로 하라고 지시할 때부터 시민들이 서울광장에서 자유롭게 책 읽는 모습을 꿈꿔왔다"며 "마침내 그 꿈이 이뤄졌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렇게 감격스러운 날을 기념하며 제 인생에서 의미 있는 책을 몇 권 소개해드릴까 한다"며 류시화 시인의 잠언시 모음집인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채근담>, 마디 그로스의 <위대한 모순어록>, 권영걸 전 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의 <서울을 디자인한다>, 김승욱 중앙대 교수의 <제도의 힘>, 담비사 모요의 <죽은 원조> 등을 꼽았다.
특히 <죽은 원조>에 관해서는 "제가 누운 관 뚜껑이 덮일 때 일생 중 가장 의미 있었다고 평가될 1년간의 개도국 생활은 이 책과의 만남에서 비롯됐다"며 "남을 돕는다는 것의 의미를 곱씹게 되는 책이자, 저의 복지 철학, 나아가 국제사회 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생각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친 책"이라고 소개했다.
오 시장은 "2년 넘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내어주었던 서울광장이 드디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다"며 "그런 만큼 시끄러운 행사를 진행하기보다 조금은 정온하고 차분한 서울광장을 시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