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ETF의 신규 상장 종목 수도 재차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변동성 장세가 이어짐에 따라 분산투자 효과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MZ세대를 필두로 투자자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투자자 수요에 맞춘 상품들이 다수 출시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를 넘어 당분간 ETF 시장이 강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순자산 100조원 돌파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달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신규로 상장한 ETF 종목 수는 22개였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5개) 대비 4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신규로 상장한 ETF 종목 수는 65개로 지금 같은 속도라면 작년 상장 개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순자산총액도 급증세다. 2002년에는 3444억원에 불과했으나 2010년 6조578억원으로 늘었고, 2015년에는 21조630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9년에는 51조7123억원으로 50조원을 넘어섰고, 2021년 5월에는 순자산 60조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12월에는 70조원까지 넘어서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18일 기준으로는 74조1848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인 이유는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스크 요인에 대한 불안감이 개별 종목보다는 분산 투자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으로 보여 올해 ETF 시장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투자자 성향에 맞춘 다양한 테마형 및 액티브ETF가 나오고 있어 시장 확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액티브ETF는 메타버스, ESG,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등 장기적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할 때가 많다”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도 중장기 투자 대안으로 액티브ETF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식 연구원은 “기존에는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 비중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테마 혹은 세분화된 투자를 진행하는 ETF들이 상장되고 있다”며 “액티브 ETF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 큰 충격이 없다면 올해 80조원 돌파는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내년에 순자산 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김인식 연구원은 “국내 ETF 시장은 규제 완화 등 영향으로 최대 86조6000억원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출시된 모든 상품들이 ETF화하고 있어 ETF 시장이 확대되는 속도도 빠르다”면서 “지금 추세대로라면 연내 ETF 순자산 80조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시장 상황이 개선된다면 100조원 돌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