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미 연준의 수 차례 빅스텝(big step) 가능성 등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면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 역점을 두고 한은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은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엄중한 상황에서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그 파장이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지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며 "미 연준도 통화정책을 빠른 속도로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의 경우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경제상황에 따라 국내 물가의 상방 위험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이 후보자의 판단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4% 넘게 상승한 소비자물가는 앞으로도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 영향으로 상당 기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경기 역시 코로나 팬데믹 위기에서 회복 흐름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성장세가 기존 전망보다는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금융안정 측면에서 긴축을 통한 '가계부채 연착륙'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증가세가 일부 둔화되었다고 하나 가계부채 수준이 높아 금융안정은 물론 성장에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따라서 금리 시그널 등을 통해 증가세를 계속 완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밖에도 뉴노멀에 대비한 적절한 출구전략 시행, 위기극복에 투입된 자원의 신성장 산업으로의 유도, 장기 저성장 관련 대책 마련, 정부·민간부채 관리방안 마련을 한은의 중장기 도전과제로 거론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한은의 긴축 정책과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추경 등으로 야기된 정책 엇박자 우려를 의식한 듯 "정부와는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경제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소통하고 조율해 나가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