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들은 홍우씨는 "해외여행이 풀렸다는 소식에 3년여 만에 여름 휴가로 해외여행을 떠나려고 했었다"며 "그런데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차라리 코로나19 확진받고 격리해제된 후에 해외여행을 떠나는게 나은 건지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해외여행 빗장이 풀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경을 폐쇄했던 세계 각국이 최근 들어 여행문을 활짝 열고 여행객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행자들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칫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하게 되면 비용 문제 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3년 차. 세계는 지금 일상 회복에 돌입했다. 막혔던 하늘길도 서서히 뚫리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40여 개국이 한국인 여행객에게 무격리 입국을 허용했다.
다만 문제는 현지에서 확진되는 경우다. 여행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병원 치료 또는 시설 격리를 해야 한다. 그나마 병원 치료는 상황이 낫다. 현지 정부에서 여행자의 치료비를 부담하는 덕이다.
하지만 시설 격리의 경우 그 비용을 오롯이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시설 격리비용을 비롯해 입국 전 PCR 검사 진행 비용까지 수백만원을 넘기기도 한다. 코로나19 격리 비용을 보장해주는 해외여행자 보험에 개별적으로 가입하기는 하지만, 여기에도 시설 격리에 대한 부분은 포함되지 않는다.
사이판은 입국 전 양성 확진 이력이 있는 승객에게도 입국을 허용한다. 해당 이력을 증명하는 서류(자가격리 통보서 또는 격리해제 확인서, 그리고 코로나 완치 소견서)만 지참한다면 한국 출국 하루 전 시행하는 신속 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와도 격리 없이 사이판에 입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사의 경우 하나투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현지 코로나 확진 후 발생하는 비용을 부담하진 않는다. "코로나에 걸려 격리가 요구될 경우 격리 비용은 본인이 부담한다"고 공지한다. 하나투어는 자사 상품을 이용해 여행을 떠난 여행객이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격리비용 등 일부를 부담한다.
사실상 격리 숙소부터 일정 변경, 보험비용 청구 등 격리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러니 여행자 커뮤니티에서는 "차라리 걸린 후에 여행 계획을 잡는 것이 부담을 더는 길"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필리핀 여행을 예약했다는 한 여행객은 "상품을 예약하긴 했는데, 그냥 취소할까 생각 중"이라며 "지금까지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잘 피하기는 했는데, 가기 직전에 걸려서 여행을 포기할 수도 있고, 필리핀에 도착해서 걸릴 가능성도 있어서 여전히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세인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만큼 현지 확진 사례도 심심찮게 들려온다"면서 "현지 확진 시 시설격리 비용 등을 오롯이 여행자 부담으로 돌리는 국가도 꽤 있어서 여행자들이 체감하는 부담감은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