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대통령 비서실 조직 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청와대에서 정무 기능을 수행할 정무장관 신설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소야대 국면에서 청와대와 야당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할 초대 정무장관으로는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10년 만에 정무장관 부활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할 소통 창구를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172석을 가진 민주당이 거대 야당이 되는 만큼 '윤석열표 공약' 실현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시작하는 만큼 '협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꼽힌다.
정무장관 신설을 위해서는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해 당장은 현실화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 측은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킨 다음에 정무장관을 신설하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차관급인 정무수석을 폐지하고 정무장관을 신설하는 안도 거론됐다. 그러나 법 개정에 대한 부담이 있어 일단 초대 정무수석으로 이진복 전 국민의힘 의원을 내정하고, 청와대 조직 개편은 취임 이후로 미룬 것으로 보인다.
정부 조직 개편 이후에는 윤 당선인 복심으로 통하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 비서실장이 정무장관으로 직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 비서실장은 대선 국면에서 '키 플레이어' 역할을 했다. 정치권에 처음 입문한 윤 당선인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윤 당선인을 향한 날 선 비판도 일선에서 방어했다.
장 비서실장은 한때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유력시됐지만 고사 의지를 재차 밝혔다. 당시 장 비서실장은 "당선인께 좋은 분들, 정말 제가 사심 없이 좋은 분들을 인선해 당선인께 모셔다드리고 저는 여의도로 가겠다는 생각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어 새 정부 초대 정무장관 '0순위'로 꼽힌다. 또한 정무장관은 청와대 참모와 달리 국회의원직을 겸임할 수 있어 앞서 여의도행을 선언한 장 비서실장에게도 부담이 작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