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와 김포, 인천 등 수도권 외곽 아파트값이 급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이 '똘똘한 한 채' 중심으로 가속화되면서 서울 중심부를 제외한 지역부터 아파트값 폭락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2~3년간 상승세가 가팔랐던 경기 김포, 파주, 인천 등에서는 직전 거래가 대비 수억원씩 떨어진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수개월째 집을 보러오는 사람이 없어 호가를 낮춰도 매수 문의 자체가 실종됐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실제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경기권에서는 이달 들어 하락 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광교e편한세상센트레빌' 전용 84㎡는 지난달 26일 10억원에 거래돼 지난해 11월 거래가인 11억6000만원보다 1억6000만원 하락했다. 이 가격은 2021년 1월 수준이다.
경기 시흥 '한라비발디' 전용 84㎡도 지난달 말 5억9500만원에 거래 체결돼 직전 거래가(2월 28일)인 7억25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떨어졌다. 김포에선 '고창한양수자인' 전용 84㎡가 3월 31일 5억원에 팔려 지난 2월 거래가(5억8000만원) 대비 8000만원 하락했다.
경기 남양주 '별내유승한내들' 전용 84㎡도 지난 4일 5억원에 실거래됐다. 전달 거래된 6억5000만원 대비 1억5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9월 7억13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올해 1월 6억9000만원, 3월 6억5000만원, 4월 5억원 등으로 매달 하락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인천 '송도더샵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지난달 28일 7억5000만원에 거래돼 2021년 7월 가격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 단지는 지난 2월 12억4500만원에 최고가를 찍기도 했지만 지난달 거래된 2건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천 '포레나루원시티'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5억1305만원에 실거래돼 전달(7억3191만원)보다 2억원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글로벌 금융 불안이 가중되면 국내 부동산 시장도 장기간 침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근 발언을 통해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 역시 1주택자 규제 완화,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요약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서울 강남 핵심 입지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들을 정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