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으로 우회하는 IPO 기업들··· 증시 불확실성 늘자 안정성 주목

2022-04-0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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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제공]



증시 변동성으로 투심이 얼어붙은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와의 합병을 통한 상장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 가운데 스팩 합병으로 방향을 선회한 곳들도 나왔다. 자금 조달 필요성이 크지 않을 경우 지분 희석을 피하고 안정적으로 상장이 가능한 스팩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마케팅 전문기업 모비데이즈는 하나금융17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오는 6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당초 모비데이즈는 지난해 7월 하나금융투자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준비해왔다. 하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 이후 이르면 올해 초 코스닥 입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준비 과정에서 직접 상장보다는 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상장이 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스팩 합병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유범령 모비데이즈 대표는 "영업이익이 지속되며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 많이 쌓인 상태이기 때문에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공모주 시장이 2020년, 2021년 모두 상황이 좋았지만 올해도 호황이 지속되긴 어렵다는 생각에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 규모를 확정하는 일반 상장의 경우 상황에 따라 흥행 여부가 달라진다. 증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면 기업가치가 예상보다 크게 오를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수요예측에서 고배를 마시고 IPO 완주에 실패할 수 있다.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회사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큰 시가총액으로 시장에 입성해 주가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생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력이 탄탄하고, 자금 조달 필요성이 크지 않은 경우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을 고려해 안정적인 스팩 합병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며 "최근처럼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면 그런 사례가 더욱 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회사는 파이버프로, 누보, 하인크코리아 등 3개사다. 5월 이후 상장을 준비 중인 웨이버스, 하이딥, 모비지오, 원텍, 태성 등을 고려하면 상반기 최소 7~8개 기업이 스팩 합병으로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 동안 원바이오젠, 현대무벡스, 제이시스메디칼, 일승 등 4개사가 스팩 합병으로 상장했다. 

증권사들도 신규 스팩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연초 이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스팩은 총 9개사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심사 승인 후 상장한 스팩은 7개사이며, 이달 중에도 4개 스팩이 공모 일정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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