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투자형 소프트웨어(SW)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현행 법령을 근거로 요구했던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 절차를 면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획재정부는 안도걸 기재부 제2차관 주재로 6일 '국산 SW 산업 활성화' 정책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 2020년 도입된 이래 추진 사례가 없는 '민간투자형 SW사업'을 안착시키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민간투자형 SW사업은 전액 국고로 추진되던 공공 SW사업에 민간 투자를 허용하는 제도로, 지난 2020년 12월 시행된 SW진흥법을 통해 도입됐다.
그는 "중앙부처 뿐만 아니라 지자체·공공기관도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고 공공 수요가 많으며 민간이 보유한 기술을 시급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는 분야를 발굴해 (민간투자형 SW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코로나19 위기 등을 계기로 수요 확충이 필요한 AI기반 감염병관리시스템, 요양병원 돌봄시스템, 만성질환 관리시스템 등에 우선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와 기재부는 민간투자형 SW사업의 ISP 수립 단계를 면제한다. 원칙적으로 국비 300억원 이상,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그 외에는 ISP 수립을 거쳐야 한다. ISP 수립은 정보시스템 구축에 앞서 내부 현황과 외부 환경을 분석해 개선점을 도출하고 그에 맞는 구축 계획을 세우는 단계다.
정부는 민간투자형 SW사업을 제안할 때 민간이 주도적으로 ISP 이상의 상세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므로 유사절차 중복을 막고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오는 5월 '2023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편성 세부지침'을 개정해 ISP 수립 단계를 면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SW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해 민간투자형 SW사업의 타당성과 규모 적정성을 검토하는 전문기관을 지정할 계획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전문기관으로 지정된다. 과기정통부는 또 ISP 수립 면제 등 제도개선 사항을 반영한 민간투자형 SW사업 추진 절차와 기준, 사업유형과 서식을 안내하는 가이드라인을 오는 5월 배포한다.
이날 과기정통부와 기재부는 상용 SW시장 중심의 국산 SW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과 예산지원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5년 간 공공구매 사업 예산을 확대하고, 오는 2023년 예산 편성과정에 상용 SW 유지관리 요율 상향과 외국산 SW에 의존하는 유망 분야(디지털트윈 등)에서 국산 SW 개발이 활성화되도록 R&D와 실증 지원사업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안 차관은 "사회기반시설이 아닌 민간투자 제도로 SW 분야가 첫 시도를 한 것처럼 향후 연구개발(R&D), 문화콘텐츠 등 대규모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다른 분야에서도 민간투자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