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무엇보다 대선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정치 이벤트를 앞둔 터라 수요자들도 집값의 향방을 점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듯하다. 정권의 변화에 따라 부동산 정책과 각종 경제정책이 천차만별로 바뀔 수 있어서 수요자들은 잠시 판단을 유보한 듯보인다. 앞으로 대선까지 남은 기간은 고작해야 2주다.
이 때문에 지난해 모두 상승론만 퍼부었던 언론에서도 다소 조용한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 등 각종 기관에서도 부동산 시장이 약보합 상태라고 전했다. 달아오르기만 했던 부동산 시장이 모처럼 숨을 죽이고 있다.
부동산이 최근 몇 달 사이 주춤하자 하락론도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수도권과 지방의 일부 단지에서 하락거래가 일어나며 고점 대비 시세가 빠진 것도 사실이다. 다만 섣부른 대세 하락론을 점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우선 거래량이 적고 잠재수요자나 집주인들의 속사정도 앞선 하락의 움직임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서다.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과거보다 지능화되다 보니 도무지 집값의 향방을 가늠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가장 마음이 편한 곳은 세종시 관가가 아닐까 싶다. 정치중립성을 띠어야 하는 행정부의 특성상 대선의 결판이 나기 전까지 잠시 방관자로 머물 명분이 있어서다. 유례없이 바빴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시장이 곧 끝나간다.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부동산 안정화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잠시 숨죽인 부동산 시장이 경칩을 거치면서 다시 깨어날지 아니면 영원히 잠들지 궁금증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