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일 PP저작권실무위원장은 22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2021 방송 저작권 실무 교육'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사용되는 음악 사용료 정산과 관련한 PP와 음저협의 갈등은 지난해 협상 결렬 이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지부진한 협상에 음저협은 지난 5월 표준계약서를 만들었다.
PP들은 음저협이 제시한 표준계약서가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작성하거나, PP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 아닌 음저협이 주체가 된 계약서여서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표준계약서를 만들 당시 공청회를 열기도 했으나, 사용료 협상에서 이견이 있던 PP는 배제되고, 기한 내 설문 답변을 제출하지 않은 사업자는 자동으로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등 의견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주지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변호사는 "계약서 조항에 따르면 저작권료 지급대상이 되는 프로그램의 범위를 방송사 제작물 이외에도 제3자로부터 구입한 방송프로그램으로까지 확대해 이중징수 의도를 담고 있다"고 꼬집었다.
표준계약서에 대해 방송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사용료 산출 방식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계약서에서 해외지역 송신을 목적으로 판매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1곡당 사용료를 50만원(공급 가액 100만원 이하는 5만원)으로 일괄적으로 정했다. 일반적으로 예능프로그램 한 편에 사용되는 음악 수는 100곡에 달한다. 예컨대 편당 150만원에 판매하는 프로그램의 음악 저작권료로 5000만원을 내야하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방송사 영업비밀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영 관련 정보를 요구하거나, 방송을 통해 창출되는 매출액이 아닌 방송과 무관한 매출액까지 저작권료 산정 기준에 포섭되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PP협의회 측은 음저협 표준계약서에 맞서서 자체 표준계약서를 만들기보다는 우선 정부에 중재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황 위원장은 "주무부처가 처리하면 될 일"이라며 "11월 중 (음저협) 공문을 협회가 모아서 문체부에 저작권법 위반을 처리하고, 관리·감독을 잘해달라고 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도 이 같은 사실을 전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방적으로 음저협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동안 파트너십이 잘 이뤄졌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며 "음악 없이 방송 산업을 할 수 없고, 음악 단체도 방송사 없이는 콘텐츠를 알릴 수 없다. 윈윈 관계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호 간 배려, 존중,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