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경 금통위원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이후 한국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과제' 세미나에서 강연자로 참석해 "앞으로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점과 속도를 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작년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낮춘 뒤 지난달까지 14개월 동안 동결해오다 올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상향 조정에 나선 상태다.
서 위원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에도 지속되는 가계부채 및 집값 상승 배경에 대해 "자금조달금리가 여전히 낮은 데다, 전세 및 주택 공급물량 부족 등에 따른 주택가격상승 기대심리가 가세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위원은 또한 최근의 경기회복세와 더불어 금융불균형 해소 차원에서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서 위원은 "소폭의 금리인상으로 금융불균형을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으나 통화정책 기조변화의 신호역할을 통해 경제주체들의 위험추구 행위 및 레버리지 투자와 자산가격 급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우리 경제는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서 코로나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수요회복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저성장 기조가 가속될 위험도 있다"면서 "향후 백신접종 확대를 계기로 소비반등(pent-up demand)이 기대되지만 코로나19 전개상황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정부이전소득을 제외할 경우 가계소득 개선세가 미약한 점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산가격 과열 현상 관련 대응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이 자산가격 상승이 신용팽창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경우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를 하회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코로나 위기 이후 재분배정책 등의 영향으로 '소득불평등' 지표는 하락했으나 자산가격 급등으로 '자산불평등' 지표는 상승했다"면서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조정할 경우 경제의 불균등 성장 시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거시건전성 정책의 최종 책임부처가 불명확하고 한국은행의 관여가 불완전한 상태에서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불가피한 점도 있는 만큼, 금리인상이 전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식 서울대 교수 역시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불균형이나 금융 및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여타 거시건전성정책과의 보완 등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