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종료하기로 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만기 연장 조치가 한 차례 더 연장될 전망이다. 다만 이자상환 유예 조치 연장 여부는 이번 주에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회동한 후 기자들과 만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한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자상환 유예는 여러 의견이 있었다"며 "최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어려운 상황이니 연장하자는 의견과 부실 가능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자상환 유예는 다음 주 방안을 발표하기 전까지 생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빚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출만기 연장 및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시행한 이 조치는 당초 6개월 뒤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며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연장됐다. 이달 말 지원책 종료를 앞두고 고 위원장과 금융지주 회장들이 관련 사안을 논의한 것이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만기 연장된 금액은 210조원, 원금상환 유예 금액은 12조원, 이자상환 유예 금액은 2000억원이다.
고 위원장은 가계대출 관리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5대 지주 회장들에게 "가계부채 관리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이자 최우선 과제"라며 "5대 금융지주의 가계대출은 국내 금융권 가계대출 총액의 절반을 차지한다. 가계부채 관리에 전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실수요와 무관하거나 과도하게 지원되는 가계대출은 없는지, 제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에 잠재 위험은 없는지도 신경 써달라"고 요청했다.
고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올해 가계대출을 6%대에서 관리하겠다"며 가계부채 급증세를 잡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그는 추가 규제 대책과 관련해 "현재 실무적으로 20~30개 세부 항목에 대해 면밀히 분석 중"이라며 "추석 이후 상황을 보면서 추가 보완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기업부채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고 위원장은 "기업부채도 걱정해야 한다"며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103%를 넘었을 텐데, 기업신용 비율은 11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별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회장들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시장친화 정책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는 "금리·수수료·배당 등 경영판단 사항 등에 대해 원칙적으로 금융회사의 자율적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안정과 거시건전성 관리, 금융소비자 보호 등 정책 목적상 불가피한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도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근거해 시장 친화적 방식으로 최소한의 개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