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도 못피한 '중국 리스크'…"향후 투자방향 두고 전망 엇갈려"

2021-08-18 15:01
  • 글자크기 설정
글로벌 헤지펀드들도 중국 리스크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분기별로 제출되는 '13F' 서류들을 살펴보면 거대 헤지펀드 상당수가 2분기에 알리바바를 비롯한 대형 중국 기업들에 대한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여러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 강화에서 나서면서 대부분의 주식들이 급락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투자에 대한 극단적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중국 기업 비중 늘렸던 헤지펀드들
블룸버그는 18일 "헤지펀드들이 중국 리스코에 기습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시작은 핀테크 기업인 앤트파이낸셜이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앤트파이낸셜의 나스닥 상장을 막았다. 반독점법 등을 내세워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대기업을 향해 규제를 칼날을 겨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뒤 6월부터 정보를 미국에 유출했다는 이유 등으로 중국 내 신규고객 모집이 불가능해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게임과 사교육 등 기업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여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코아추 매니지먼트, 멜빈 캐피탈, 바이킹 인베스터스는 지난 2분기 중국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의 ADR(미국예탁증권)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ADR은 미국에서 외국의 주식을 직접 매매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은행이 원래 주권을 맡은 뒤 이에 대신해 시장에 유통시키는 증권이다. 징둥닷컴의 ADR은 지난 6월 30일 이후 무려 19%가 하락했다.
로코스캐피탈 매니지먼트가 2분기에 새롭게 사들인 종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알리바바그룹이다. 매입 규모는 무려 1억 200만 달러에 달했다. 글렉뷰 캐피칼 매니지먼트도 이 기간에 알리바바의 비중을 늘렸다. 이어 지난 6월까지 3개월 동안 최대 신지분은 알리바바그룹지주 약 1억200만달러였다. 글렌뷰 캐피탈 매니지먼트도 이 기간 자사 주식을 추가했다. 17일 기준으로 2분기 이후 알리바바의 주가는 20% 이상 폭락했다. 5일 연속 하락한 알리바바의 주가는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로 장을 마쳤다.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미국 에드에이지 캐피탈 파트너스는 대규모의 디디추싱 지분을 확보했다고 CNBC는 전했다. 디디추싱는 지난 6월 미국에서 이뤄진 기업공개를 통해 총 3억1680만 개의 ADR을 판매하면서 44억 달러 자금을 흡수했다. 그러나 디디추싱의 주가는 상장 뒤보다 40%이상 급락한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기관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공개 내용을 담은 13F 문서들은 대형 헤지펀드들도 중국 당국의 기업 압박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 투자, 지속가능할까?
중국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많은 헤지펀드들은 기회의 땅 중국에 투자를 했다. 그러나 최근 갑작스러운 기업 규제 움직임에 중국 투자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샬 와이스의 공동 창업자인 폴 마샬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중국 ADR은 투자불가능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의 대표펀드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지난달 말 기준 중국 주식을 거의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해당펀드의 중국 투자 비중은 8%에 달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중국 기업에 대한 상장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16일 중국 기업 투자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이날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 상장 때 자주 이용하는 페이퍼 컴퍼니에 대한 상장 승인을 당분간 중지시키도록 지시했으며,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의 구조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겐슬러 위원장은 미국 당국자들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회계 검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미국 하원은 지난해 12월 회계감사 기준을 따르지 않은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하다록 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 투자가 유효하다고 믿는 이들도 있다. 모건 크릭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코리 레스터 전무는 "중국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믿음은 잘못된 것이다"라면서 "중국 투자의 핵심은 집중도를 낮추고 잠재적인 정책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는 중국 중국 ADR 지분이 가장 많은 기업 중 하나다. 디디추싱을 비롯해 중국 화장품 제조사 얏센홀딩, 징둥닷컴 등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거 글로벌의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지난달 1% 미만으로 하락했으며, 이는 미국 기업 지분으로 인해 중국 투자분의 수익률 하락이 상쇄되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 중 하나인 브리지워터를 이끄는 레이 달리오 회장은 "미국과 중국의 시스템과 시장은 모두 기회와 리스크를 안고 있으며 서로 경쟁하면서 다양한 성격을 띠게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모두 자산배분에 있어 중요한 부분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