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 호실적인데 에너지 제외 수익 9% 줄어···허태수호 GS그룹 신성장동력 여전히 물음표

2021-08-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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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취임 2년차를 맞이한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추진한 사업다각화가 흔들리고 있다. 재계 다른 그룹의 행보를 쫓아 다소 뒤늦게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도 겉보기에는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정유 등 에너지 사업 부문에만 의존한 점이 눈에 띈다.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수익성이 악화됐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GS그룹의 지주사인 ㈜GS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485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2분기 1573억원 대비 208.71% 늘었다.

이는 외부 기대와 부합하는 수준의 호실적이나 GS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같은 기간 GS에너지의 영업이익은 592억원에서 3471억원으로 486.32% 늘었다.

GS에너지의 실적 개선은 자회사 GS칼텍스의 영향이 컸다. GS칼텍스는 올해 2분기 37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1333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문제는 GS에너지·칼텍스를 제외한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점이다. 이들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 5곳(리테일 홈쇼핑 EPS E&R 글로벌)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124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1370억원 대비 8.91% 줄었다.
 

[사진=㈜GS 제공]

이는 기존의 에너지·정유 등 전통산업에서 탈피하겠다는 허 회장의 전략과 다소 동떨어진 결과다. 허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등과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GS의 투자 역량을 길러 기존과 다른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GS그룹은 에너지 부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지난달 GS리테일과 GS홈쇼핑 합병을 마무리해 유통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2분기 영업이익도 각각 27.7%와 28.19% 줄어 합병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희석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GS그룹은 벤처투자와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이에 GS그룹 안팎에서는 당분간 에너지 산업의 업황이 악화될 경우 ㈜GS의 실적도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의 직격타로 정유 사업 부문이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GS의 영업이익도 95억원 수준으로 급감하기도 했다.

문제는 향후 에너지·정유 사업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 사업은 단기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연히 수요가 줄어든 상태다.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완전히 종식되더라도 이전만큼의 수요가 회복될지 장담할 수 없다.

아울러 기존 에너지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차츰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최근 글로벌 주요국에서는 내연기관 차량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고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사가 주목을 받으면서 정유업 등의 성장성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장기적으로 정유 사업에서 탈피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정유업 등에 더 이상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결과 이 같은 행보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허 회장은 앞서 GS홈쇼핑을 성공적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지난해 그룹 회장에 취임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에너지·정유 외에 다른 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해당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사진=GS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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