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에너지 전환 정책을 두고 벌이는 찬반 양측의 기 싸움은 이미 해묵은 논쟁이다. 양측은 탈원전과 이를 대체하는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성을 둘러싸고 몇 년간 꾸준히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월성원전 1호기의 경우 경제성 조작 문제를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다. 첨예한 대립각은 내년 벌어질 대권 명분 쌓기의 주요 쟁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정권 말기에 접어들면서 탈원전 정책에 다양한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탈원전 정책의 에너지 공백을 메우기 위해 소형원전모듈(SMR)의 활용도 언급됐다. 대형시설이 필요한 기존의 원전과 다르게 원전을 더 유연한 방식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이는 원전 생태계의 보존과 경쟁력 유지라는 측면에서 일부 긍정적인 인식을 이끌어냈다.
최근 역대급 폭염이 기승을 부리자 원전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전력 수급난에서 블랙아웃을 막아낼 구원투수가 사실상 원전뿐이기 때문이다.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는 발전용량의 한계와 더불어 발전환경에 애로가 많고, 석탄화력발전은 탄소중립에 역행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