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림(32)이 37개월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해림은 전 라운드 1위(와이어 투 와이어)를 기록했다.
2021 KLPGA 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 with SBS Golf(총상금 8억원)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 경기가 4일 강원 평창군에 위치한 버치힐 골프장 힐·버치 코스(파72·6434야드)에서 열렸다.
최종 4라운드 결과 김해림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아 5언더파 67타를 때렸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경기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던 이가영(22·13언더파 203타)과 연장 승부를 펼쳤다. 연장 1차전 결과 김해림이 버디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상금 1억4400만원과 투어 시드 2년을 받았다.
1번 홀(파4)에서 출발한 김해림은 5번 홀(파4) 첫 버디를 기록했다. 전반 9홀 한 타를 줄인 그는 13번 홀과 14번 홀(이상 파4) 두 홀 연속 버디에 이어 16번 홀(파4) 버디를 기록했다.
먼저 경기를 마친 이가영을 잡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버디가 필요했다. 18번 홀(파5) 버디를 낚으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는 이가영이 우세하지 않나 싶었다. 그는 이날 버디 9개, 보기 한 개를 기록하며 8타를 줄였기 때문이다.
연장 1차전, 먼 거리가 남은 이가영이 먼저 그린을 공략했다. 깃대와 먼 거리에 공이 떨어졌다. 반면, 김해림은 신중하게 어프로치를 시도했다. 짧은 퍼트 거리에 완벽하게 공이 멈췄다.
이가영이 퍼트를 시도했다. 6.7m 거리에서다. 굴러간 공은 살짝 빗나가며 홀 근처에 멈췄다.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파 퍼트를 넣었다. 이제는 김해림의 차례. 그는 약 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으며 두 팔을 쭉 뻗었다. 우승이다.
김해림은 시상식 종료 후 진행된 '우승컵 세리모니(뒤풀이)'에서 자유의 여신상 횃불처럼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해림은 대회 첫날 캐디 없이 직접 카트를 움직이면서 경기를 해 화제가 됐다. 이날은 골프장(하우스) 캐디와 호흡을 맞췄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많은 승수를 보유했다'는 자신감으로 경기에 임했다. 18번 홀 퍼트 때 후배들에게 '이가영이 앞 조에서 버디를 했냐'고 물어봤다. '넣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넣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중했다"고 말했다.
김해림은 통산 7승을 거두었지만, 이가영의 생애 첫 우승은 물거품이 됐다. 그러나, 낙담하기에는 이르다. 12경기에 출전해 11번 컷을 통과했고, 상위 5위에 3번 안착했다. 우승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좋은 징조다.
유해란(20)은 10언더파 206타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