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당국 규제에 달러보험 대신 변액보험 늘렸다

2021-07-0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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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1분기 변액보험 신계약 초회보험료 전년 동기 대비 1.6배 급증…달러보험은 줄줄이 판매 연기

생명보험업계가 금융당국의 잇따른 규제로 외화보험(달러보험) 대신 변액보험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달러보험의 환차손 가능성으로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달러보험을 주로 취급하는 생보사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달러보험과 변액보험 모두 방카슈랑스 채널의 의존도가 높은 만큼, 생보사들이 당국의 규제로 판매에 부담이 되는 달러보험 대신 변액보험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픽사베이]


1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보사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1조58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54억원)보다 166.5% 급증했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뒤 처음 낸 보험료로, 초회보험료가 증가한 것은 이 기간 보험에 새로 가입한 건수가 늘었다는 뜻이다.

이 기간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도 12만743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81.7%로 증가했다.
변액보험 상품별로 보면 변액종신보험은 50억원으로 작년 대비 56.3%, 변액연금은 5048억원으로 155.0%, 변액유니버설보험은 1조78억원으로 208.8%, 변액적립보험 및 변액CI보험은 682억원으로 0.14% 늘었다.

반면, 생보사들은 최근 달러보험 출시를 전면 보류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이달 '간편가입 백만인을 위한 달러종신보험'을 선보이려다 일정을 연기했다. 삼성생명은 출시계획을 완전히 접은 상태다. 한화·교보생명 역시 전면 보류했다.

달러보험이란 납입하는 보험료와 보험사고 발생 시 수령하는 보험금이 모두 달러로 이뤄지는 상품이다. 보험사는 환차익 등을 강조하며 신규 매출을 올릴 수 있고, 가입자는 기존 보험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보험은 보험료 납입시기와 보험금 수령시기의 간극이 길어 적립금을 장기간 운용해야 한다. 이 적립금을 국내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미국 회사채에 투자할 수 있다.

생보사들이 달러보험 출시를 미루거나 보류한 것은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환차손 우려가 커지자, 금융감독원은 같은 해 9월 외화보험에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지난 3월에는 메트라이프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을 대상으로 부문 검사에 나서기도 했다. 또 외화보험을 취급하는 생보사 감사들을 불러 불완전판매 여부와 교육자료의 적정성 등에 대해 다시 자체 감사할 것을 주문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환차손 우려로 달러보험 판매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생보사들이 달러보험 관련 상품 출시와 판매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반면, 최근 주가상승 등으로 변액보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달러보험 대신 변액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중은행들이 사모펀드 사태 이후 수수료 수익을 위해 방카슈랑스 판매를 늘려오면서 지난해까지는 달러보험의 판매가 급증했다"면서 "생보사 입장에서는 방카슈랑스 채널의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달러보험과 같이 방카슈랑스 비중이 높은 변액보험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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