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의 출범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삼국시대가 본격화된다. 카카오뱅크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는 가운데, 2000만명에 달하는 플랫폼 이용자로 무장한 토스뱅크의 반격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전통 금융권인 금융지주도 인터넷은행 출범에 눈독을 들이면서, 인터넷은행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금융위원회로부터 본인가를 받은 토스뱅크는 최종 영업 준비를 거쳐 이르면 9월 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인터넷은행들의 격전지로 떠오른 곳은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 시장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을 대상으로 중금리대출 확대 계획서를 받고, 2023년 말까지 신용대출의 30% 이상을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에게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토스의 경우 2023년 말 중금리대출 비중을 44%까지 높이겠다고 약속했으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경우 각각 30%, 32%를 목표로 내걸었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도 토스뱅크 출범에 맞서 준비를 마쳤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초 ‘중·저신용 고객 대출 확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날부터 새로운 신용평가모형(CSS)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1조2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진행했으며, CSS 고도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판이 커진 인터넷은행 시장에 전통 금융권도 뛰어들 기세다. 인터넷은행 설립에 가장 관심이 많은 곳은 금융지주다. 금융지주들은 지난달 은행연합회를 통해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은행 설립 의지가 있음을 전달했다. 기존 은행 내 디지털조직만으론 빠르게 확산하는 비대면 금융거래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인터넷은행 자회사를 설립하면, 금융지주로서는 미래 주고객층인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를 공략할 수 있다.
금융지주들은 금융당국이 지주에 인터넷은행 설립을 허가해 준다면 기존 은행의 모바일뱅킹에서는 예·적금, 펀드, 투자상품 등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인터넷은행은 중신용자와 신 파일러(Thin filer·금융이력 부족자)를 포용하는 소매금융 분야 ‘챌린저 뱅크’로 키울 계획이다.
금융권에는 인터넷은행 출범이 확대되면 고객들의 선택지가 넓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인터넷은행 간 공정경쟁에 따라 대출금리 인하, 수신금리 인상 등 소비자 혜택 확대도 기대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세번째 인터넷은행 출범을 계기로 인터넷은행은 물론 기존 금융사 간 비대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한 기반도 갖춰졌고, 토스뱅크도 출범을 앞두고 있어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