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등교수업이 확대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결손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저하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교육 회복을 위한 프로젝트도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추진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날부터 2주간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14일부터 등교수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중학교 영어과목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63.9%로, 전년(72.6%)보다 8.7%포인트 떨어졌다. 국어과목도 같은 기간 82.9%에서 75.4%로 7.5%포인트 하락했다.
고등학교 학업성취도도 국어과목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69.8%로 전년(77.5%)보다 7.7%포인트 내려갔다. 보통학력은 학생이 수업 기본내용을 상당 부분 이해한 정도 수준을 가리킨다.
심리 적응도와 교육환경 만족도를 담은 학교생활 행복도 역시 전년 대비 중학교(59.5%)는 4.9%포인트, 고등학교(61.2%)는 3.5%포인트 하락했다. 중학교는 2016년부터 3년간 60%대에 머물다 지난해 50%대로 떨어졌다. 고등학교 학교생활 만족도는 3년 연속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특별히 실시한 원격수업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에서는 중·고등학생 각각 84.5%, 82.4%가 '선생님한테서 배운다는 느낌이 든다'며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가장 도움이 되는 원격수업 유형은 '학교 선생님이 직접 제작한 수업 영상'으로 조사됐다. 긍정 응답 비율이 78.5%에 달했다.
교육부는 이번 평가 결과를 두고 학계 전문가와 현장 교원 의견을 수렴한 결과 코로나19에 따른 등교 축소와 원격수업 전환에 대한 적응 등 일상적인 학교생활 어려움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유 부총리는 "충분한 학습이 이뤄지지 못했고, 학교생활 행복도와 교과 기반 정의적 특성(자신감·흥미·의욕 등) 하락이 학업성취도 저하에 영향을 줬다"며 "누적 결손은 학력 격차를 키우는 만큼 비인지적 정보를 포함해 교육성과를 측정하고, 환류할 수 있도록 평가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부터 수도권 중학교·직업계고 등교 확대
교육부는 학습 결손과 정서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등교수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수도권 중학교는 초등·고등학교보다 등교율이 낮은 편이다. 세부적으로 △초등 67.7% △중등 48.3% △고등 67.2% 수준이다. 비수도권(초등 87.0%, 중등 80.9%, 고등 80.4%)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낮다.
이에 교육부는 1학기 내 수도권 중학교 등교가 확대될 수 있게 현 거리두기 2단계에서 학교 밀집도 기준 원칙을 기존 3분의 1에서 3분의 2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현장실습 등 취업 역량 제고를 위해 직업계고등학교 등교 유연화도 추진한다. 방역조치 강화를 전제로 현 거리두기 1·2단계에서 전면등교까지 가능해진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방역체계를 촘촘히 점검·보완하고, 이달 중순 '2학기 전체 학생 등교를 위한 단계별 이행안(로드맵)'을 수립·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제안한 가칭 '교육회복 종합방안(프로젝트)'도 공동으로 마련한다.
등교수업 축소, 거리두기로 인한 정서·사회성 함양 기회 부족 등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이 겪은 각종 결손에 대한 회복을 목적으로 한다. 프로젝트는 올 하반기 첫발을 떼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국회 등과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희망 학교가 자율적으로 역량 중심 평가에 참여할 수 있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지원시스템(i성취)'을 내년 9월부터 구축·운영한다. 기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개선한 것으로, 컴퓨터 기반 평가 도입이 핵심이다.
실제 맥락에서 문제 해결력 등 역량을 측정하기 위해 기술공학적 기능을 활용한 다양한 문항 유형이 제공한다. 예컨대 △정보활용형 △미디어 활용형 △도구 조작·모의상황(시뮬레이션)형 △대화형 등이다.
이후 2024년 하반기부터는 학생 성취 수준을 고려해 개별 맞춤형 문항을 제공하는 컴퓨터 적응형 평가로 전환을 추진한다.
유 부총리는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결손은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지만,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국가 역량 차이"라며 "이달부터 등교수업을 확대하고, 긴 안목으로 교육 회복 관점에서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