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공기관 부채가 545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18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자본이 부채보다 많이 증가해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부채비율은 개선됐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350개 공공기관 중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을 제외한 347곳의 부채 규모는 544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7조9000억원 증가했다.
공공기관 유형별로는 36개 공기업의 부채가 397조9000억원, 96개 준정부기관 부채가 125조7000억원, 215개 기타공공기관 부채가 21조2000억원이다.
347개 공공기관의 자본은 35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조7000억원(7.1%) 늘었다. 이에 따라 부채와 자본을 합친 자산 규모도 902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조6000억원 증가했다. 공공기관 자산 규모가 9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다. 건설·매입 임대주택 투자가 증가해 전년 대비 8조8000억원 늘어난 185조2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채가 증가한 것은 도로·전력 등 필수 공공서비스 인프라 투자를 늘렸기 때문으로 자산도 함께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자본 대비 부채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부채비율은 152.4%로 전년보다 5.4%포인트 내렸다.
공기업(182.6%)과 준정부기관(114.1%)은 0.4%포인트씩 하락한 반면 공공기관(72.0%)은 8.0%포인트 올랐다.
LH, 도로공사, 수자원공사, 철도공사, 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중장기재무관리계획 대상기관 39개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60.4%였다. 중장기재무관리계획 대상 기관은 공기업·준정부기관 중 자산 2조원 이상이거나 자본잠식 상태인 기관, 정부 손실보전 조항이 있는 기관 등이 해당한다.
기재부는 '2020~2024년 중장기재무관리계획'에서 지난해 부채비율 목표치를 172.2%로 설정했다. 실제 부채비율은 목표보다 11.8%포인트 낮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공공기관의 당기순이익은 5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5000억원(562.5%) 증가했으며 8년 연속 흑자를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비용을 줄인 한전의 당기순이익이 2조1000억원으로 흑자전환한 게 전체 공공기관의 당기순이익 증가로 나타났다. 한전은 2019년 2조3000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코로나19로 위생이 강화되면서 비용을 절약한 건강보험공단의 당기순이익도 1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2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는 유가 하락으로 당기순손실이 지난해보다 2조3000억원 확대된 2조4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인천국제공항공사(-4000억원), 강원랜드(-3000억원)는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은 6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은, 준정부기관과 기타공공기관은 각각 3조1000억원, 2조8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