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돋보기] 세종시 내 관광숙박시설은 NO, 쓰레기소각장은 YES?

2021-04-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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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절규에도 농촌 지역에 혐오시설 몰아 넣은 '세종시 행정부'···박용희 세종시의원 "선거인 적은 지역만 골랐나?" 지적

세종시가 동지역과 면지역 간 주민들 항의에 대한 대처 방법이 확연히 달라 논란이다. 일각에선 선거를 앞두고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선거인 수에 비례해서 대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의회와 세종시청, 시교육청,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 등 공공기관이 줄줄이 들어서 있는 '이른바' 지방행정타운으로 불리는 보람동에 숙박시설이 들어설 계획이었지만 최근 무산됐다. 요지는 인근에 많은 학교들이 들어서 있어 학생들의 교육과 성장과정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주민 반발이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일대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학부모회와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등 20여 단체들과 연대해 관광숙박시설 반대를 위한 '보람동 숙박업소 설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단체행동을 하는 등 반대입장을 고수해 왔다. 인허가 승인 절차적으로 하자가 없었기 때문에 비상대책위원회는 5500명이 넘는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근거로 서명을 받아 세종시청과 건축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 관광숙박시설을 바라보는 주민들 관점에서 '모텔'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지난 21일 세종시 건축위원회는 관광숙박시설 허가를 승인하지 않았다. 사실상 앞으로도 이 일대 숙박업 승인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으로 전면백지화 시켰던 것이다.

다음날인 22일 이춘희 세종시장은 정례브리핑을 열고 "이 사안(관광숙박시설 인허가)은 시민들의 우려가 컸었던 만큼, 건축위원회 회의 등을 감안해 결정된 것"이라며 "소관부서 역시 허가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밝혔다.
 

 ▲세종시 전동면 주민들이 쓰레기소각장 설치 반대를 표명하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었다. / 사진= 김기완 기자

숙박시설에 대한 세종시의 발빠른 태도와 달리 세종시 전동면 송성리에 들어설 것으로 알려진 친환경종합타운(쓰레기소각장)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음에도 추진이 강행되고 있어 문제가 야기된다. 관광숙박시설 인허가 불허 때와는 대조적인 모양새다. [관련기사, 28일·29일 보도]

시는 쓰레기소각장을 설치하는 대신 240억원 규모의 주민 편익시설과 매년 10억원의 지원기금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필요없다"며 즉각 철회로 맞서고 있다. 후손들에게 환경이 보존된 쾌적한 삶의터전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이 일대에는 10여 개의 유사시설들이 들어서 있어 주민들이 고통을 토로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반발은 점차적으로 커지고 있다. 송성리는 전동면과 연서면, 전의면, 조치원읍, 충북 청주시 경계지역이기 때문이다. 몇 차례에 걸친 주민집회, 입장문 발표에도 시는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 올해 안으로 전동면 송성리에 대한 조사를 끝마치고 내년 3월 건립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박용희 세종시의원은 종합타운이라는 문구에 주목하고 있다. 종합이라는 메세지가 주는 다양함이 가능성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행되고 있는 것은 지역 풀뿌리민주주의의 후퇴다"라며 "시민주권을 내세우고 있으면서 형식만 갖춘 포퓰리즘 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도심 지역의 경우 면지역에 비해 유권자들이 2배 이상 많은 데다가 내년에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있어서 이를 의식해 대조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도 그럴것이 송성리가 속한 전동면의 경우 인구가 3500명에 못 미치고, 인근 지역인 조치원읍·전의면·연서면을 다 합쳐도 인구는 6만명이 약간 넘는다. 여기에 20세 이상 투표할 수 있는 선거인을 산출하면 인구는 더 줄어든다. 36만명이 거주하는 세종시 인구 전체를 놓고 보면 사실상 차지하는 비율이 17% 수준이다.

주민들이 원치 않는 시설들만 골라서 인구 수와 선거인이 적은 지역에 설치하고, 그 지역 주민들의 절규에는 도외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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