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주식형 뮤추얼펀드(공모펀드) 업계의 지난 1분기 주식 보유 비중은 75.9%로 지난해 말 대비 2.1%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통화정책의 긴축기조 전환, 부양책 축소 우려와 함께 중국증시의 높은 벨류에이션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중국 증시 조정장이 길어진 탓이다.
증시 조정장이 길어지니, 주식형 뮤추얼펀드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뮤추얼펀드 업계는 투자자들에 총 2조 위안(약 342조원)의 수익을 안겼지만, 올 1분기에는 2100억 위안의 손실을 입게 했다고 TX인베스트먼트커설팅은 설명했다. 이 기간 중국 A주(본토증시)에서 거래되는 우량주들을 모은 CSI300지수는 3.1%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공모펀드 업계의 3대 보유 종목은 바이주(白酒) 대표 종목인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臺)와 우량예(五粮液), 그리고 위챗의 운영업체인 텐센트였지만, 이들의 벨류에이션 과대평가 우려가 이어지며 보유량이 크게 줄었다.
실제 앞서 28일 구이저우마오타이는 기대 이하의 1분기 실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272억7100만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4% 늘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80억 위안을 소폭 밑돈 것이다. 같은 기간 순익도 6.57% 오른 139억54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순익 증가율로 보면 매년 1분기 기준으로 201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중국 '펀드매니저계 황태자'로 불리는 장쿤(張坤)도 마오타이로 인한 수익율 악화를 이기지 못해 1분기 마오타이와 우량예 등을 포함한 4개 바이주 종목 지분을 10%포인트 줄였다.
이외에 공모펀드 업계가 비중을 크게 줄인 종목은 중국 가전 업체인 메이디그룹(美的集團)과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닝더스다이·宁德時代)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반면 공모펀드 업계에서 비중을 늘린 종목은 경기회복 수혜주인 은행, 화학 관련주다. 구체적으로 중국 초상은행(招商銀行)과 부동산업체 완커(萬科), 중국 감시카메라 제조업체인 하이크비전 등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한편, 장쿤이 홍콩증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투자한 종목은 중국 음식배달 플랫폼 메이퇀과 IT기업 텐센트라고 SCMP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