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세제 정책을 두고 자중지란(自中之亂)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쪽에서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보유세 인하를 외치는 반면, ‘부자 감세’는 적절치 않다는 반대 의견이 부딪치면서 혼선이 지속되고 있다.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진성준 의원은 29일 “종부세에 이어 재산세 감세론이 나오고 있는데, 늘어난 세금을 차라리 국민에게 잘 돌려드리는 방안을 찾자”며 보유세 인하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코로나 재난지원금 편성 때마다 재정건전성 논란에 시달려 왔던 점을 상기해야 한다. 지금 당장 감세를 하고 나중에는 국채를 발행하자고 하는 것이 현명하냐”며 “지금은 세금을 깎는 일보다 집값을 잡는 일이 더 급하다.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한 집값에 자칫 불을 지르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이 후순위로 돌렸던 종부세의 동시 논의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사이, 친문계 강경파가 보유세 인하에 반대함에 따라 당내 엇박자는 한층 가속될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와 윤호중 원내대표는 전날까지 종부세 후순위 논의가 당 내부에서 터져나오자, 재산세·양도세 완화와 함께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차기 당 대표 후보로 나선 홍영표‧송영길‧우원식 의원 모두가 종부세 완화에 반대해 5‧2 전당대회 이후 당 투톱 간 갈등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당권주자 TV토론에서 홍 의원은 “(종부세를)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우 의원은 “손댈 필요가 없다”, 송 의원은 “부과기준을 완화하는 데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