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로 존폐 위협을 받아온 지방 국립대들이 코로나19 여파에 하나둘씩 '통합'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신입생 모집이 갈수록 어려워져 찾은 대안이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국립대인 부산교대와 부산대가 통합 논의를 본격화했다. 성사될 경우 전국 교대 중에서는 '제주교대-제주대'(2008년)에 이어 두 번째 통합 사례가 된다.
부산교대는 내부 의견 수렴을 거쳐 지난달 30일 교수회의에서 이를 공식 수용했다. 출생아 수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어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으로 2010년(46만9900명)보다 42%가량 감소했다. 초등학생 수도 지난해 264만명에서 2024년 234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결국 교사 채용 규모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는 비단 지방 교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강원대와 강릉원주대도 통합 논의가 한창이다. 마찬가지로 2017년부터 '연합대학 체제'를 구축해오다 최근 논의를 구체화했다. 지난 2월 체결한 '강원권 1도 1국립대 캠퍼스별 특성화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플랫폼 구축 등에 머리를 맞댔다.
앞서 경기도 내 국립대인 한경대와 한국복지대도 올해 1월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했다. 오는 2025년까지를 통합 계획기간으로 정하고 조직을 개편하기로 했다. 나아가 경상대와 경남과기대는 올 3월부터 '경상국립대'로 통합해 새 출발했다.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입학자원 감소로 위기에 직면한 대학들이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환경 변화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통합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생들 의견 묵살·묵인한 채 통보·추진되는 부산교대-부산대 통합 진행을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참여 인원은 2696명이다. 부산교대 총동창회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현영희 총동창회장은 "초등교육 특성을 무시한 통합은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