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 지도자, 경제‧안보‧다양성‧경제‧교육 자질 필요”

2021-02-0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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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대학생과 대담집 출간…“진보, 정치 사전 족보에도 없는 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신간 ‘김종인, 대화:스물 효민 묻고, 여든 종인 답하다’를 출간했다. 스무살 대학생이 곽효민씨가 묻는 질문에 김 위원장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은 △역사 △쟁점 △오늘 △내일이라는 대주제 아래에 각기 4개의 질문이 포함돼 총 16개의 주제를 다룬다.

1부 ‘역사’에선 독립운동과 이승만 전 대통령, 한미동맹 등을 다룬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의 손자 김 위원장의 회고담이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독립운동가들이 세운 나라”(라며 “과거 잘못한 사람(친일파)의 죄상을 밝혀 단죄하는 작업 못지않게 독립운동가의 업적을 널리 알려 발전의 에너지로 삼아야 한다. 긍정을 더 앞세우자는 것”이란 국가관을 내세운다.
2부에선 쟁점이 다뤄진다. 가짜 보수와 가짜 진보의 이념갈등 등을 다룬다. 김 위원장은 진보에 대해 “정치 사전 족보에도 없는 말”이라며 이른바 진보정당에 대해 “이념적 실체도 없는데 그저 자신들이 ‘진보적’이라면서 진보를 참칭하는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보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어떤 사람들은 ‘보수정당의 정체성’ 운운하면서 더욱더 보수적으로 보이기 위해 안달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에게 보수주의가 뭐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 한다”며 “(보수란)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국민이 과격 혁명을 일으키기 전 하는 개혁”이라는 영국 정치학자 에드먼드 버크의 표현을 인용했다.

김 위원장은 “일체의 좌우 구분법 자체가 매우 시대착오적”이라며 “민생에 도움이 되면 좌우파 정책 뭐든 갖다 쓰려는 열린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맡아 외연 확장에 나선 김 위원장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사진=동아일보사]

3부에선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영국 역사가 액튼 경의 말을 빌어, 대통령 중심제와 청와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간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시장만능주의에 빠진 한국형 보수 등 한국정치의 ‘오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

김 위원장은 정권 핵심 인사들이 연루된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부정·비리·부패·뇌물 방식이 과거에 비해 굉장히 정교해졌다. (정권 핵심 인사들이) 과거에 학생운동을 했다는데 운동권과 정치권에서 못된 짓만 잔뜩 배운 것 같다. 검찰이 조사하려고 하니까 검찰개혁을 들고 나왔다”고 꼬집었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선 “정부가 인위적으로 임금을 올려 분배 문제를 해결할라치면 어느 정부인들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겠나. 한계가 분명하다. 정부가 할 일을 시장에 떠넘기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에 대해선 “온 국민을 실험 대상 삼아 경제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일말의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4부에선 한국의 미래에 대한 김 위원장의 설계를 다룬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정강정책에 ‘기본소득’을 못박았는데, 이를 다시 한 번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기술 발달로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졌는데 혁신에서 소외된 사람은 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없다면, 그런 사회는 안정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본소득은 복지정책이 아닌 경제정책이다. 일시적 구호(救護)가 아닌 인류의 미래 전반에 걸친 대안을 만들어가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전개될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에서 미국과 가까이 해야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틀린 이야기다. 껄끄러운 것은 이쪽에서 얻고 좋은 것은 저쪽에서 취하는 식의 이기적 친구를 (미국이) 동맹이라고 생각하겠나”라고 물었다. 이어 “‘세계의 공장’ 중국의 위상은 갈수록 약화된다. 반면 세계경제의 패러다임 자체를 뒤바꾸는 혁신적 기술은 여전히 미국에서 쏟아져 나온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향후 한국의 지도자 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개방에 대한 인식 △안보에 대한 관점 △다양성에 대한 이해 △경제에 대한 지식 △교육에 대한 의지 등 5가지를 언급한 그는 “모든 준비가 된 사람이 국가를 이끌어도 (국가 운영이) 될동말동하다. 우연한 기회로 정치를 시작한 사람이 좌충우돌하는 나라는 미래를 갖고 도박하는 것 아닌지 걱정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자꾸 그런 길로 빠져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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